[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1조달러 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직격탄이 됐다. 공급망 차질에 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다수 프로젝트가 연기 또는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어렵게 의회를 통과시킨 1조2000억달러(약 1550조원) 규모의 인프라 예산법에 따른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이오밍주 캐스퍼에서는 노스플랫 강에 교량을 건설하고 교차로를 재건하기 위한 입찰이 최근 유찰됐다. 최저 금액이 당초 주(州) 엔지니어가 추정한 금액보다 55%나 높게 나온 탓이다.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주 당국이 다른 방안을 찾기로 하면서 연기됐다. 와이오밍주 교통부의 수석 엔지니어인 마크 질레트는 "인프라 법안이 고속도로와 교량 건설의 붐을 일으킬 것으로 희망했었지만 우리가 기대한 대로 가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현재와 같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프로젝트를 한 해씩 계속 연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와주 디모인 국제공항의 인프라 프로젝트 역시 추정 사업비가 4년 전 계산한 4억3400만달러(5620억원)에서 최근 7억3300만 달러(9492억원)로 치솟은 상태다. 이에 공항은 애초 14개 탑승구를 건설하려던 것을 나눠 일단 5개의 탑승구만 먼저 건설키로 했다.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 5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상의 교량 보수 프로젝트는 당초 예산보다 57% 상회한 6300만달러에 입찰됐다. 이번 회계연도에 미주리주의 고속도로 건설 비용은 당초 예산보다 1억3900만달러(1800억원)가 더 추가됐다.


이는 공급망 차질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아스팔트 및 타르 혼합물의 5월 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14%가 올랐다. 교량 건설에 사용되는 가공 강판의 가격은 23% 상승했다. 수도용 철 파이프 가격도 약 25% 치솟았다. 미국 고속도로교통협회의 짐 타이몬은 "프로젝트 비용이 20%에서 30% 정도 올라가면서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예산증가 분이 사실상 증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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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돈을 푸는 인프라 예산법안은 그간 공화당으로부터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원 교통·인프라 위원회 소속 공화당 샘 그레이브스 의원은 "인프라 건설을 위해 돈을 더 쓰기 위해 돈을 빌리는데 그 돈이 인플레를 초래하면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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