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은 與 이대녀는 野, 대선 때보다 더 갈려
"성별 선거에 정략적 이용…유권자에 각인돼"

극명하게 갈린 2030 남녀 표심…정치권 숙제 된 '젠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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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지난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2030세대의 지지 정당이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때 특정 성별에 득표를 호소했던 선거 전략이 지선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선거 승패를 떠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젠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정치권에 새로운 숙제가 등장했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 결과의 광역단체장 성별·연령별 표심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하 남성은 65.1%가 국민의힘 후보를, 32.9%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정당 간 격차는 32.2%포인트였다. 반대로 20대 이하 여성은 30.0%만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으며, 66.8%가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격차는 36.5%포인트였다.

30대 표심도 비슷했다. 30대 남성은 58.2%가 국민의힘 후보를, 39.6%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30대 여성은 42.2%가 국민의힘 후보를, 56%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는 20대 이하에 비하면 성별 간 정당 지지도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2030세대 모두 성별에 따라 지지 정당이 확연히 달랐다. 이는 다른 연령대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현상이다.


성별 간 쏠림 현상은 석 달 전 대선 때보다도 더 두드러졌다. 대선 당시 출구조사에서 20대 이하 남성은 58.7%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36.3%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2.4%포인트였다. 20대 이하 여성은 윤 후보가 33.8%, 이 후보가 58%로, 격차는 24.2%포인트였다. 이번 선거는 20대 이하의 경우 남녀 지지 정당 격차가 3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남성은 국민의힘으로, 여성은 민주당으로 결집도가 더 강해졌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지난 대선 전후로 특정 성별의 표심을 얻는 데 주력했던 정치권의 선거 전략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민주당을 대거 이탈한 것이 확인되면서 정치권은 앞다퉈 이대남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내놓는 등 구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당에는 2030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번에 인천 계양 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여성 유권자 팬덤을 일컫는 일명 '개딸(개혁의딸)'의 민심을 얻는 데 공을 들였다. 대선 후 민주당이 20대 여성인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대선 때 이대녀의 표 쏠림 현상을 확인한 탓인지 국민의힘은 이번 지선에선 이대남 만을 공략하는 뚜렷한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됐고, 내각 구성 등 주요 인선에서 여성이 제외돼 있다는 지적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에 모두 여성 후보자를 지명하며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번 지선 결과를 보면 2030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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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재보궐선거 때부터 성별에 따라 정당이 갈리는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는 지난 대선에서 더욱 확대됐다. 지선에서는 성별 관련 이슈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2021년부터 심화한 젠더 갈등과 성별에 따른 정당 지지도 차이가 굳어져 모두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성별을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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