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접 군사개입 가능성 첫 시사
미 국방부 "미군 병력, 자산활용 계획은 없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으로 지명된 미 장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항구봉쇄를 풀기 위해 군사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량문제가 심화되면 중동지역의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이것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유럽사령부 최고사령관에 지명된 크리스토퍼 카볼리 미 육군 대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을 재개시키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항구봉쇄를 풀어야하며, 미군이 이를 위해 개입해야할 수도 있다"며 "식량위기가 심화되면 이슬람국가(IS), 알샤바브, 보코하람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고위급 장성이 직접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공식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 정부는 물론 장성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외에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식 언급을 자제해왔다. 카볼리 대장도 유럽사령관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재개를 위한 개입을 권고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카볼리 대장은 "현재로서는 러시아의 봉쇄를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운송 수단의 조합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에 흑해 항구 콘스탄차를 사용하도록 했지만, 이곳을 통해 수출할 수 있는 곡물은 하루 약 9만t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항구에 적재된 곡물은 약 2500만t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러시아가 식량무기화 전략을 계속해서 펼 경우, 미국이 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숙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재개를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 병력이나 자산을 활용할 계획이 없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 파트너와 동맹과 함께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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