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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女앵커 얼굴 가려라" 지시에… 男앵커, 마스크 쓰며 '연대'

최종수정 2022.05.24 02:00 기사입력 2022.05.24 02:00

탈레반 "하나님의 명령"

탈레반의 지시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진행에 나선 아프간 톨로뉴스 여성 앵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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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 앵커의 머리뿐 아니라 코와 입까지 가리라는 명령을 내리자, 남성 앵커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며 연대의 뜻을 내비쳤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탈레반 정부의 '권선징악부'는 모든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도록 하는 조치를 방송 진행자에게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아프간의 여성 진행자들은 머리와 목 등만 가리는 스카프를 착용하고 방송을 해왔다.

아프가니스탄 방송 톨로(TOLO)뉴스는 22일(현지시간) 여성 진행자들이 얼굴을 가린 상태로 방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탈레반의 지침에 맞서 자사 방송에서 남성 진행자를 포함한 모든 진행자들이 얼굴을 가린 채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저녁 6시 방송된 톨로뉴스에서 남성 진행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뉴스를 진행했다. 톨로뉴스는 남성 앵커뿐 아니라 다른 남성 기자 및 직원들이 연대의 뜻으로 회사 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장면도 공개했다.


아프가니스탄 방송 톨로뉴스의 남성 진행자가 마스크를 쓴 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톨로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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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폴왁 사파이 톨로뉴스 부국장은 자신의 SNS에 직원들이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쓴 채 회의하는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오늘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썼다.

그러나 권선징악부는 해당 조치에 대해 "우리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톨로뉴스의 여성 앵커 소니아 니아지는 AFP통신에 "그들(탈레반)은 우리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했지만 우리는 목소리를 이용해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톨로뉴스의 여성 진행자 크하티라 아흐마디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여성 진행자인 파리다 시알도 BBC에 "무슬림으로서 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을 쓰는 것은 괜찮지만 방송에서 진행자가 2~3시간 동안 얼굴을 가린 채 얘기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사회적·정치적 삶에서 여성을 지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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