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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성혐오 범죄 끝내자!" 강남역 사건 6주기, 여성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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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 주최, 서페대연 주관…성평등 없는 인권 없어
‘혐오’라는 범죄학적 용어 없어…통계, 처벌 어려움
6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 돌아봐야

17일 오후 7시 강남역 1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에서 강남역 살인 6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17일 오후 7시 강남역 1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에서 강남역 살인 6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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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더는 죽이지 마라!"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서울여성회가 주관하고,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가 주최한 '강남역 살인사건' 6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기억 포스트잇 낭독, 시민 자유발언 및 연대발언, 실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여성들은 "강남역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17일 오전 1시 강남역 인근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에게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여성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매년 사건발생 당일 추모제와 함께 여성혐오 범죄를 끝내자는 취지의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여성이 살해당하지 않고 피해자가 비난받지 않는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함께", "모두가 위협 없이 살 수 있는 세상" 등을 호소하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서페대연' 한 회원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가 만든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일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들은 추모 메시지를 적는 포스트잇을 통해 "기억하고 연대하자!", "그날 이후 세상이 바뀌고 제가 바뀌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아직도 너를 잊지 못하고 있어" 등 추모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자들이 피켓에 각자 생각하는 '해결이 시급한 여성 문제'를 적고 버리는 실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참가자들이 피켓에 각자 생각하는 '해결이 시급한 여성 문제'를 적고 버리는 실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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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OOO 해결하라!' 에 각자 생각한 단어를 채워 넣었다. 주로 여성혐오 범죄, 임금차별, 유리천장, 디지털 성범죄 등 페미사이드 범죄를 뜻하는 단어가 빈칸을 채웠다. 패미사이드는 여성을 뜻하는 'Female'과 살해를 뜻하는 'Homicide'를 합친 용어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일부 견해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30대 남성 A씨는 "정신질환과 여성혐오가 마치 상호배제적으로 둘 중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프레임이 잘못됐다. 정신질환과 우리 사회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여성 성차별 인식은 별개다"라며 "왜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가. 사회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먼저 조처를 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추모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기억 포스트잇을 붙였다.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추모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기억 포스트잇을 붙였다. 사진=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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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대 의견도 있었다. 집회 현장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20대 여성은 "이미 경찰 조사를 통해 결론이 났음에도 여성 혐오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남녀 대립'으로 알고 있고 이미 언론도 그렇게 퍼진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2017년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치료감호와 2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가해자가 2009년 조현병을 진단받은 기록을 참작해 심신미약 조항에 따라 이 같은 판결을 했다.


전문가는 여성들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에 참석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일종의 피해의식 공유다. 이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 혐오에 대한 하나의 상징성처럼 됐다"라고 분석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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