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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센 머리·검소한 업무추진비·성실함"…떠나는 정은경이 남긴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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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사' 정은경, 1년8개월 임기 마무리
3T, 드라이브 스루 검사 등 K-방역 기초 다진 것으로 평가받아
차분한 언행·성실함·검소함 등 국민들에 큰 인상 남겨
별도의 이임식 없이 직원들과 인사 후 떠나

정부 교체로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정은경 청장이 17일 비공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 교체로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정은경 청장이 17일 비공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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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싸워왔던 정은경(57) 질병관리청장이 다사다난한 임기를 마무리하고 떠난다. 문재인 정부 방역 정책의 상징으로서 이른바 '정치 방역' 등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짧게 자른 머리가 점점 하얗게 세는 모습, 김밥 등 도시락으로 식사를 떼운 검소한 업무추진비 내역 등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정 청장의 후임이자 새 정부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임명했다. 이로써 정 청장은 1년8개월의 질병관리청장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의사 출신인 정 전 청장은 지난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에도 위기관리에 헌신했지만 당시 감사원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정 청장은 'K-방역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3T(검사-추적·격리-치료) 전략을 수립해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내 격리했고, 특히 신속 검사를 위한 드라이브 스루,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무증상·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등 한국형 방역체계를 세웠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정 청장은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임명됐다. 같은해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해 1월부터는 전 국민 대상 백신 접종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이끌었다. 낮은 치명률과 80%대에 육박하는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은 그에 따른 성과로 인정받는다.

정 청장 특유의 성실함과 헌신은 코로나 극복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겸손하면서도 침착하고 차분한 언행,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흰머리, 낡은 구두 등은 국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김밥, 도시락, 빵 등 저렴하고 간단한 식사내역만 기재된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이 공개돼 그의 검소한 씀씀이가 주목받았다.


문재인 정부 방역의 상징으로 '정치방역'이라는 정치적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백신 도입 과정과 접종 이상 반응, 방역패스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다. 정 청장은 임기 마지막날에 와서야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오전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2년간 코로나 정치방역했냐'는 질문을 받고 "과학방역을 했다"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기 내내 낮은 자세로 임해왔던 그는 마지막 인사마저 소탈했다. 정 청장은 이날 별도의 이임식이나 행사 없이 직원들과 '덕분에'라는 수어로 인사를 나눈 뒤 떠났다. 그는 이임사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맞아 어려운 순간이 많았으나 여러분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해왔다"면서 "유행이 진행 중인데 무거운 짐을 남기고 떠나는 듯해 마음이 무겁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과 소명의식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끝으로 정 청장은 "결정과 판단이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질병관리청의 책임이 막중해졌다"며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겁게 느껴질 것이나 책임감은 무겁게 가지되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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