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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의 과학세계]영변이 북핵 심장부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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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 정부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 중이다.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동향도 속속 드러난다. 14일엔 북한 영변의 5MW(메가와트)급 원자로 주위에 있는 고농축 우라늄 및 플루토늄 생산 관련 건물 위에 쌓인 눈이 녹은 것이 확인 돼 시설이 가동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월 중순이지만 북한엔 아직 눈이 내리는 곳이 적지 않아 가능한 예측이다.

[전승민의 과학세계]영변이 북핵 심장부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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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08년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해 보이면서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재가동을 시작해 현재 3종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다. 영변은 북한의 대표적인 핵 시설이다. 이곳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모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농축 우라늄’ 방식이다. 천연우라늄 광석에 0.72% 정도 섞여 있는 우라늄235(U235)를 정제해,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이면 핵무기 원료로 쓸 수 있다. 고성능 원심분리장치와 우라늄 원광만 있으면 제조가 가능하므로 꼭 영변과 같은 본격적인 핵 시설이 없이도 생산이 가능한 방법이다. 물론 영변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어 이 작업이 가능하다.

두 번째 방법은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것이다. 플루토늄이란 우라늄239(U239)를 말하는데, 본래 자연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라늄 원광 속에 많이 들어있는 우라늄238(U238)은 핵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발전에 사용하기 어려운데, 대신 주위에 있는 U235가 핵반응을 일으킬 때 그 옆에 있으면 플루토늄으로 변하게 된다. 플루토늄은 강력한 핵반응을 일으키므로 핵무기로 만들기 제격이다. 플루토늄을 얻으려면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나온 핵폐기물, 이른바 ‘사용후 핵연료’를 초산으로 녹여 액체로 만든 다음, 그 안에서 플루토늄만을 뽑아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재처리’라고 부른다. 즉 플루토늄은 발전시설과 재처리시설이 모두 있어야만 얻을 수 있다.


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얻었다면 기본적인 핵무기, 즉 원자폭탄 제조 준비는 끝난 셈이다. 여기서 보다 파괴력이 뛰어난 ‘수소폭탄’을 제조할 때도 영변과 같은 핵시설이 필수적이다. 수소폭탄을 만들 때는 플루토늄이나 농축 우라늄으로 만든 ‘원자폭탄’ 주위를 ‘삼중수소(트라이튬)’로 감싸서 만든다. 안쪽의 원자폭탄이 터지면 주위의 삼중수소가 핵융합을 일으키며 한층 더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다. 핵융합의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핵분열(원자폭탄)의 5~7배에 달하지만, 중심부는 원자폭탄이므로 실제 파괴력은 같은 무게의 원자폭탄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소원자 6000개당 약 1개 정도 섞여 있는 ‘중수소’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수소가 포함된 ‘중수’를 원자로의 냉각수로 넣으면 원자로 속에서 날아다니던 중성자가 중수소와 결합해 삼중수소가 만들어진다. 원자로의 냉각시설을 이용해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비핵화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박천, 영저리, 천마산, 태천, 평양, 하갑 등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계리와 금평리에 폭발실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금호지구에 경수로 원자로도 있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핵폐기물저장소, 폭발실험시설과 재처리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영변뿐이다. 북한 입장에선 핵무기의 제조 및 개발을 위해 결코 버릴 수 없는 시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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