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 10곳 중 9곳 "새 정부에서 더 활성화해야"
승인기업 253개사 인식 조사…87%가 "사업추진 도움됐다"
"신속한 규제정비, 심의기간 단축 등 제도개선 필요" 제언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는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수원 곳곳으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때문에 로봇이 '차마'로 분류돼 기술이 개발돼 있는데도 인도, 공원에 진입할 수 없었는데 샌드박스 덕분에 해결됐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샌드박스를 통해 배달로봇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운영 노하우를 쌓을 기회를 얻었다"며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 딜리가 전국을 누빌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녹즙 제품 뚜껑에 영양제를 같이 담은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칸러브 엑스투'는 샌드박스 특례 승인을 받은 뒤인 지난해 12월에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 규제 때문에 뚜껑에 영양제를 담을 수 없었다. 현행법상 일반식품 제조가공업소의 정제, 캡슐 등 건기식을 소분·제조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융복합 건기식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특례를 받은 다른 기업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샌드박스 덕분에 아이디어에 머물 뻔 했던 제품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며 "혁신 아이디어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업이 샌드박스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규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샌드박스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샌드박스 승인기업 253곳을 대상으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기업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89.7%가 '새 정부에서 샌드박스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축소 혹은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기업은 5.9%에 불과했다. 상의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입힌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할 수 없었던 기업들이 샌드박스를 통해 활로를 열 수 있게 된 부분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승인 기업들은 샌드박스 제도 덕분에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됐는지'를 물었더니 응답 기업의 87.4%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제품·서비스 사전검증'(78.7%), '시장출시'(77.5%), '투자유치·사업확장'(68.8%), '판로개척'(64.0%), '매출증가'(51.4%) 등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샌드박스 제도가 운영되면서 제도의 필요성이나 실효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다"며 "(샌드박스가) 규제를 우회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만큼 새 정부에서 좀 더 완성도 있는 제도로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기업들은 샌드박스가 신기술·신산업 육성, 규제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식했다. 샌드박스가 우리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기술·신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88.1%)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87.4%)는 반응을 보였다. 규제 완화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묻자 '규제법령 정비 근거 확보'(39.5%)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네거티브 규제(금지 사항 빼고는 모두 허용) 실험장'(28.1%), '갈등 과제의 돌파구'(20.2%), '공무원 적극행정 유도'(12.2%) 등이 뒤를 이었다. 규제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추천할 만한 제도인지 묻자 응답 기업의 88.1%가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샌드박스를 규제 애로 해결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샌드박스 활성화해 '신속한 규제정비'(87.8%)를 하는 게 급선무라고 기업들은 말했다. 샌드박스를 통한 특례뿐 아니라 실질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의기간 단축'(85.4%), '이용 편의성 제고'(83.8%), '승인기업 지원 확대'(83.0%), '사업진행 조건 완화'(81.8%) 등도 제도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승인기업 지원 사항에 대해선 '경영·기술·법률 컨설팅'(25.3%), '융자·우대보증·세제지원'(24.5%),'승인기업 전용펀드 조성'(20.6%), '홍보·마케팅지원'(17.0%), '수출·판로지원'(10.9%)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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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혜정 대한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조사 결과에서 보듯 샌드박스는 혁신 기업의 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혁신의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샌드박스가 더 활성화되고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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