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지방은행 돈 안 빌린 데가 없다"…20대 다중채무자 폭증
[빚내는 20대, 빛바랜 청춘]
20대 다중채무자 코로나19 동안 21%증가
다른 연령대 비해 압도적
소득 없어 신용불량자로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송승섭 기자] "20대 중반에 주식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부모님의 도움으로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어요. 착실히 갚다가 직장에 들어갔지요. 그러다 코인과 주식의 유혹에 견디지 못한 게 패착이었어요. 작년 초부터 대출의 늪에 다시 빠져버렸습니다"
29살 서지민(가명)씨가 투자를 하겠다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지방은행을 돌며 총 6군데서 대출 받은 총금액은 7689만원이다. 은행별로 연 6.3~16.4%에 달하는 금리 조건으로 돈을 빌렸다. 서씨의 월급이 280만원인데, 한 달 원리금 상환만 277만원에 이르자 이젠 프리워크아웃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서씨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회사도 위태로워져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위기"라고 불안해했다.
'영끌' '빚투' 부채 역습 시작됐다
29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윤창현 국민의 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세대별 다중채무자(세 곳이상 금융기관에 돈을 빌린 사람) 숫자’에 따르면 2019년 말 대비 2021년 말 20대는 21.0%(30만2582만명→36만6369만명)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폭과 증가율은 압도적이다. 30대는 1.0%(99만9291명→98만9142명) 늘었고, 40대는 -0.2%(138만9407명→138억5908명)로 줄었다.
20대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이 소득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다중채무자가 신용불량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20대 경제능력 악화는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이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 상임위원인 윤 의원은 "‘영끌’과 ‘빚투’에 뛰어든 20대에 대한 부채의 역습이 시작된 셈"이라며 "금리인상기에 대비해 청년 맞춤형 채무재조정 방안 등 리스크 관리방안이 선제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주가가 급락하며 20대들이 빚을 내 주식과 코인시장에 달려들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자 시장은 더 과열됐다.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꺼지며 20대도 절망했다.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들의 빚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2금융권까지 손 뻗는 20대
‘청년부채=위험자산 투자’ 공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형편이 어려운 20대들의 채무상황이 악화되는 것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 19사태 이후청년들의 무급휴직, 해고, 일거리 감소로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득도 급감해 20대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취약 청년층은 은행 대신 2금융권, 대부업까지 손을 뻗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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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이 빚을 내는 이유 중 하나가 전월세보증금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소득 청년층이 전월세보증금 마련을 하려고 신용대출을 많이 활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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