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로봇 시대①
요양원서 일하도록 프로그래밍
저속한 농담도 하며 웃음 선사
노동력 대신 같이 놀고 공감

"결혼한 날 기억나? 1970년 여름이었어" 추억 되살려주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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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기 위해 연구되고 만들어지던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소셜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과거와 달리 친구가 돼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역할도 맡는다. 20여년전인 1999년 소니가 만들었던 강아지 로봇 ‘아이보’가 보여준 애완 로봇은 2022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로봇으로 자리잡으며 로봇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심리치료사 맡은 로봇

"안녕하세요 저는 페퍼(로봇)입니다. 추억을 되살리겠습니까?"

‘결혼’을 선택하자 페퍼가 그날의 추억을 말한다. "결혼한 날 기억나? 정말 오랜만이야. 1970년 여름이었고, 날씨가 좋았어. 예식은 아름다웠고, 음식도 훌륭했어."

페퍼는 미네소타대학교 컴퓨터 과학 교수인 칸 박사가 요양원에서 일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로봇이다. 딱딱하고 사무적인 기존 로봇과 달리 페퍼는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저속한 농담을 하며 웃음을 주기도 한다. 요양원 노인들의 요청에 페퍼의 인공지능(AI)에 농담을 할 수 있도록 별도 프로그래밍을 더했다. 칸 박사의 로봇 16대는 올해 말 주 전역의 8개 요양원에 전달될 예정이다.


일하는 대신 같이 놀고 교감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컬리지(TCD)’ 연구팀이 개발한 사회적 돌봄로봇 ‘스티비’ 역시 익살스러운 재주꾼이다. 스티비는 다양한 일을 하는 대신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 위해 만들어졌다. 빙고 게임을 함께 하는 것은 물론 노래방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추억 치료를 위해 이야기와 음악도 사용한다. 얼굴 부위에는 네모난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가능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알로프트 쿠퍼티노 호텔에는 로봇 릴레이가 직원을 대신해 음료와 간식을 배달하고 있다. 직접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은 뒤 배달까지 마친다. 배달 과정에서 손님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면 기부 좋은듯 춤을 추며 교감한다. 자기 역할만 충실히 해내던 로봇이 인간과 교감하기 시작하자 로봇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인간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넘어 관계라는 개념이 로봇의 진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주종관계 대신 친구가 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약 148조원)로 약 4배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5년 이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이 커지면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에 대한 연구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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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의대 생명윤리학자 N. Jecker는 논문을 통해 소셜로봇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봇이 인간과 유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점점 더 인간에 친숙한 형태로 만들어지면서 로봇이 단순히 인간을 섬기는 기계라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잭커 박사는 노인들이 운동하도록 인도하고 이야기를 읽어주며 대화형 게임을 할 수 있는 로봇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의 사회적 공허와 돌봄 인력 부족 문제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특히 로봇은 사회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의 개념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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