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헝그리 정신?..."죽기 살기로 하면 진짜 죽는다"
이지풍 한화이글스 수석 트레이닝 코치
책 '뛰지 마라, 지친다'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최선’의 사전적 의미는 가장 좋고 훌륭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맹목적 열심은 아니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 중 하나가 마냥 열심히 하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학교 땐 죽어라 공부해도 밤에 자려고 누우면 삼시세끼 챙겨먹은 기억밖에 없더니 이게 딱 그꼬라지야 죽어라 뭘 하긴 한 거 같은데 기억에 남는게 없어(...)아무리 뒤져봐도 없어 그냥 먹고 싸고 먹고 싸고.” 막연히 열심히만 했다가는 좋은 결과가 없을지 모른다. 차라리 열심히 안 한 게 더 나을 뻔 했을 정도로... 그런 의미에서 책 ‘뛰지 마라, 지친다’의 저자 이지풍 트레이너는 페이스 조절을 강조한다. 넥센히어로즈, KT위즈, SK와이번스 등을 거쳐 올해부터 한화이글스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하는 이지풍 코치에게 적절한 열심내는 법을 들어본다.
- 안 되면 되게 하라, 죽으면 죽으리라... 우리나라에서 널리 통용되는 격언(?)이다. 그런데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조언한다고 들었다.
"죽기 살기로 하면 99%가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 죽기 살기보다는 뭐든지 인생을 즐기며 하자는 게 포인트다. 그러면 죽지 않고 살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가.
“운동선수중 상위 1퍼센트에 드는 선수만 성공하고 나머지 99퍼센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99프로 선수에게 죽기 살기로 안 해서 그렇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전직 농구 선수인 서장훈은 즐기면서 운동하는 건 불가능이라고 했는데...
“서장훈은 과연 친구들과 술마신 적 없고 놀러다닌 적이 없었을까? 모든 시간을 농구에만 쏟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한 그가 즐기면서 했으면 더 대단한 선수가 됐을거라 확신한다.”
- 역동적 산업화를 거친 우리나라에서 그런 덕목은 미덕으로 간주됐다. 성장을 위해선 어느 정도 필수불가결한 요소 아니었을까.
"죽기 살기로 하지 않았으면 더 빠른 성장을 가져왔을지는 모를 일이다. 주5일제만 도입할 때 난리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빠른 산업화나 성장이 죽기 살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사회가 발전했으니 주5일제가 가능해진 것 아닐까. 못 먹고 못 사는 시기에 주5일제가 가능했을까.
“못 먹고 못사는 것에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도 못 먹고 못사는 사람들이 많다. 일의 능률을 올리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지 무작정 일만 한다고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더 빠른 주5일제를 했으면 더 빠른 성장을 이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부상 치료 재활 관리를 돕는 일을 한다고 들었다. 멘탈 재활도 그에 속하나.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제일 마지막에 가장 힘들어하는 게 다시 통증이 재발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그게 재활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멘탈관리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 선수들의 멘탈 관리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책에 언급한 것처럼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나의 조언이 받아들여질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주 깊은 슬럼프에 빠지거나 투수들 같은 경우 대량 실점을 한 경우 말이다. 그때가 되면 선수가 직접 찾아오거나 내가 대화를 유도하거나 한다."
- 멘탈 관리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실패가 당연하다는 게 핵심이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고, 실패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를 선수의 상황에 맞게 얘기하는 편이다."
- 과거에는 공공연하게 폭언, 폭력으로 정신무장(?)을 시켰다고 알려졌는데.
"앞에 언급한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더 잘했을 것이다. 선진국에 있는 스포츠 스타들에게 폭력 폭언으로 정신무장 시켜서 세계 톱클래스가 된 게 아니라는 걸 다들 알지 않나."
- 야구 선수는 몸이 생명이고, 수명이 비교적 짧다보니 압박이 심할 것 같다.
"그 압박감을 심하게 느끼는 선수들이 성공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확률은 떨어진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인생에서 많은 불안감과 압박감을 느끼면 살고 있지 않나. 그 압박감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핵심이 아닐까 한다. 압박감을 느낀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
- 위에서 말한 방법을 일반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언을 부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압박감을 심하게 느끼고 걱정한다고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 내가 잘하는 것과, 잘하게 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노하우가 있다면.
"프로야구단에 입단한 모든 선수들은 기본적인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그 선수들이 그런 능력을 발휘 못하게 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게 먼저이고...그런 부분을 최선을 다해 해결해줄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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