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행사에 나와 연단에 올라서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행사에 나와 연단에 올라서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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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 수렁에 빠진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부터 크림반도까지 주요 점령지역에서 방어작전에 돌입하면서 전쟁의 공수가 뒤바뀌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들 점령지역을 한데 묶어 속칭 ‘노보로시야(Novorossiya)’ 공화국을 만들고 이를 러시아 연방에 편입시키려한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노보로시야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점령 당시에 이미 등장했던 개념이다. 러시아 동부 친러시아 반군세력 점령지역인 도네츠크, 루한스크 지역부터 마리우폴, 크림반도, 헤르손, 오데사까지 흑해연안 도시 전체를 우크라이나에서 분할해 러시아 연방에 귀속시키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노보로시야, 글자 그대로 ‘새로운 러시아’란 뜻의 이 단어는 18세기에 처음 역사에 등장했던 단어다. 과거 1783년 러시아의 황제였던 예카테리나2세가 흑해 연안을 지배하던 크림칸국을 멸망시킨 후, 이 지역에 설치한 직할통치령의 이름이 노보로시야였다고 한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은 노보로시야란 지명을 일부러 사용해 이 지역들이 러시아가 반드시 회복해야할 옛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슬라브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종신집권 체제의 안정화를 위한 위업을 달성한다며 전쟁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18세기의 노보로시야 전략은 단순히 제국주의적인 확장정책으로 인해 추진됐던 전쟁만은 아니었다. 크림칸국은 15세기부터 무려 300년 넘게 러시아 전역을 약탈했고, 매년 2만명 이상의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갔던 원수같은 나라였다. 이로인해 모든 러시아인들은 이 전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푸틴의 노보로시야는 명분이 너무나 부족한 침략전쟁으로 인식되고 있다. 옛 소련 붕괴로 나라는 갈라졌지만, 어느 지역보다 자유롭게 교역하고 소통하던 양국 관계를 완전히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민 중 1000만명 이상은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사람들이고, 친척 중에 우크라이나 사람이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조차 외가가 우크라이나 사람들로 알려졌다.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분리독립 이후에도 계속 합작사업을 추진해오던 원자재, 농업, 항만, 우주사업 등도 줄줄이 막히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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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부정부패 스캔들로 비판받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의 인기도 다시 치솟으면서 푸틴의 전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러시아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푸틴이 집권 이후 늘 국익에 맞춰 움직였던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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