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유튜브 역차별 막기 위해선
자율등급제 도입 필요" 목소리
글로벌 OTT, 대형 제작사 쏠림 가속화
제작업계 54% "우리 기업 육성 필요"

제2 '술도녀·트레이서' 탄생의 조건 [차민영의 포스트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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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 "쉬운 것부터가 아닌 '꼭 필요한' 정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난 24일 개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활성화와 산업 진흥 정책' 세미나에서 김정환 부경대 교수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체급 차이가 큰 글로벌 기업들과 힘겹게 싸우는 티빙·콘텐츠웨이브·왓챠 등에 힘을 실어줄 '진정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입니다.


지난 2020년 '한국 OTT(K-OTT)'를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와 함께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이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됐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업계 현주소는 '제자리 걸음' 수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 간 갈등과 국회 여야 의원들 찬반 논의 속에서 시간만 흘렀습니다. 국내 OTT 세제 지원 정책은 아예 이뤄지지 못했고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도 올해 말 일몰을 앞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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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정책 중에서도 OTT 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촉구하는 부분은 자율등급제 도입입니다. 현재 OTT 자율등급제 도입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이기 때문이죠. 현행법상 OTT는 '영화비디오법' 제50조에 따른 비디오물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사후 심의로 바꿔 업계가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바꾸자는 게 골자입니다. 영등위의 사전등급 심사 처리기한은 최대 14일인데, 이는 방송 콘텐츠 비중이 높은 국내 OTT 역차별로 이어집니다. 규제에서 자유로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일반 포털 등에서 콘텐츠가 먼저 업로드돼 한참 소비된 후 넷플릭스나 웨이브 등에 소개되는 것입니다. 일반 방송물이 현행 방송법에 의거해 사전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되고 사후 심의를 받는다는 점에 비해서도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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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한국 내 대형 업체들이 늘면서 심의 물량도 대폭 늘어난 대목입니다. 작년 OTT 심사 물량이 급증하면서 심의기간이 3~4주까지 늘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중국 아이이치 역시 한국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작년 12월 "고객들한테 약속한 게 못나가는 경우가 있어 글로벌 사업자를 비롯해 여러 지연이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일각에선 한국 OTT 기업 육성 필요성에 대해 의아하다는 눈길을 보내기도 합니다. '수많은 OTT들이 존재하는데 굳이 한국 OTT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한 국내 영상콘텐츠 제작유통업계의 대답은 '필요하다(54%)'입니다. '글로벌 OTT 종속·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5%에 달했습니다. 정책연구를 진행한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글로벌 OTT들이 선별적으로 '성공 가능성 높은 작품'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해 제작업계 역시 '대형 제작사' 우선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나머지 중소 제작사들은 자연히 소외됩니다. 오 연구원은 "OTT와 영상콘텐츠 제작사 연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지원 목표나 장르에 맞게 제작지원 예산을 현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제2 '술도녀·트레이서' 탄생의 조건 [차민영의 포스트it]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는 정부 부처의 '의지'에 기대감을 걸고 있습니다. 과거의 규제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흥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실장은 "절실함을 갖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짚었습니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마케팅 리더도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 '트레이서'처럼 한국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 있는 훌륭한 사례들을 봤다"며 "제작비, 시스템, 여러 지원 정책에 있어서 훨씬 더 빨리 속도를 낸다면 (성장)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 역시 "국내 미디어 산업에서 OTT 경쟁력이 밀리면 향후 이종 산업과의 융합 등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진흥 정책의 필요성에 동의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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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넷플릭스를 비롯해 OTT 업계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69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최근 370달러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유료 가입자 구독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성장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동종업계 넷플릭스의 상황은 한국 OTT 기업들에게도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에 새 정부가 화답할지 주목됩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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