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종합 채권 지수, 지난해 1월 고점 대비 11% 이상 하락
인플레·긴축 여파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10.8%보다 큰 낙폭'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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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긴축 여파로 세계 채권 시장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 중이라고 주요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세계 종합 채권지수는 지난해 1월 최고치에 비해 현재 11% 넘게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률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10.8%보다 크다. 또 해당 지수가 산출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채권지수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3년 여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Fed가 올해 남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도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1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행사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 매입 종료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채권 가격 하락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 자체는 세계 경제에 악재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요인이 되지만 이번 전쟁은 되레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원유ㆍ천연가스 공급이 줄면서 유가가 올라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앙은행들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를 나타내며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마이크 리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채권 투자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우리는 성장률이 둔화되면 곧바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환경에 있었지만 지금은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통화정책 긴축을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초 0.73%였으나 이번주 3년 만에 가장 높은 2.2%로 치솟았다. 현 상태가 유지되면 2년 만기 국채는 1984년 이후 가장 큰 분기 손실을 기록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23일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2.42%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세계적인 긴축 흐름에 역행하며 여전히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 국채 역시 올해 손실을 기록 중이다.


투자회사 뮤지니치앤코의 타티야나 그레일 카스트로 매니저는 지역에 상관없이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도피할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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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주식 60%, 채권 40%라는 고전적인 자산 배분 원칙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에 40% 투자 자산을 배정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면서 주식에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인데 수익을 보장해줘야 할 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자산 배분에 근본적인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반 에크의 에릭 파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를 포함한 모든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60대40 자산 배분 원칙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투자자도 애널리스트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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