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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찾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 7개국(G7) 등 동맹과의 단합된 대응을 통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미국의 외교적 리더십까지 과시하려는 행보다.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부터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제재 결정을 도울 지원책, 미군 추가 파병, 난민 지원방안, 중국에 대한 경고 등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로 출발해 다음날 열리는 NATO 정상회의와 EU 정상회의, G7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25일에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찾는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EU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새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새 제재를 추가하는 것 뿐 아니라 (기존 제재를) 피하거나 무효화하거나 약화시킬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U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러시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지원책도 준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합동 행동(joint action)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이를 위해 이번 순방에는 바이든 행정부 내 에너지 자원, 에너지 안보 등을 담당하는 당국자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EU로 에너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협의해왔다"고 전했다. 이는 사실상 미온적인 EU의 대러 에너지 제재를 끌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앞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한 미국, 영국과 달리 EU 내부에서는 여전히 에너지 제재 카드를 두고 반대 의견이 높은 상태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기간 동유럽 NATO 회원국의 군사력 배치와 관련해서도 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리번 보좌관은 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러시아, 벨라루스와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동유럽 지역에 추가 파병 등 미군 주둔을 강화할 가능성도 크다. 우크라이나에서 요청해온 전투기 지원 등과 관련해서도 동맹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계획이 알려졌을 때 모두의 관심사는 우크라이나를 찾느냐 여부였다. 하지만 백악관은 방문 계획이 없다고 일찍 선을 그었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를 찾아 난민 관련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당국자는 "난민촌을 방문해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인들과 만날 수 있지만 세부 사항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두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난민 지원 방안도 공개한다. 에이미 구트만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미국에 오기를 원하면 기꺼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NATO, EU, G7 차원에서 미국이 주도해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약 110분간 통화하며 러시아를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설리번 보좌관은 EU와 중국이 내달1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회담 전 이 문제를 EU와 논의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유럽과 같은 입장에 있고 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이미 강대강으로 치달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막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생화학무기 사용 등에 나설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서방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핵 억지력에 의존하고 힘을 보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 러시아를 옥죄는 동시, 주요국의 단합된 대응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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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순방이 푸틴 대통령의 전쟁에 극적 전환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방문 자체만으로 강력한 상징성과 대러 압박이 있다는 평가다. WP는 "실질적인 것보다는 상징적"이라고 보도했다. 이안 레서 독일마셜펀드 부사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안보의 가장 큰 위기에 미국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미국의 리더십을 위한 기회, 기대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작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미국 내 인플레이션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세계의 지도자'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로 분석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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