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추경 재원, 文 정부 '탄소중립 예산' 정조준"
탄소중립 11조4000억·뉴딜 33조1000억 예산 구조조정 대상
자영업 보상 재원 마련...여야 공감대 형성 '4월 추경'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차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올해 11조원을 웃도는 정부의 탄소중립예산을 추경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산 구조조정 대상으로 현 정부 사업인 한국판뉴딜과 함께 탄소중립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예산 구조조정은 현 정부의 몫인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위 관계자는 23일 "(인수위 내에서) 탄소중립 중장기 대응 예산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2030년까지 탄소를 40% 줄여야 하는 점은 분명하지만, 불요불급한 분야에 대해선 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올해 본예산 가운데 탄소중립 예산은 총 11조4000억원에 달한다. 친환경차 보급 등 에너지·산업구조·모빌리티 등 경제구조 저탄소화에 7조9000억원, 기후대응기금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항목으로 2조5000억원이 편성됐다.
인수위는 탄소중립 관련 예산 가운데 중장기 사업이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줄이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하면서 이를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예산에 반영했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이 탈원전 백지화를 선언한 만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예산을 절감할 요인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전 가동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에너지저장 등 관련 예산을 장기적으로 분산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 2.0 사업 예산 구조조정은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뉴딜은 사업성 자체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인수위 예산 구조조정 1순위로 꼽혔다.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은 올해 3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조원 늘었다. 디지털 뉴딜 사업에 9조원, 인프라 녹색전환과 그린산업 육성 등 그린뉴딜 사업에 12조7000억원, 청년 자산·주거 지원 등 휴먼 뉴딜에 11조4000억원이 편성돼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디지털 뉴딜 분야에 대해 "일부 사업들은 사업 착수 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규모 미만의 소규모로 시작됐으나 정책 방향에 따라 지원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예산 규모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정성과 타당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이 제시한 50조원을 기준으로 예산 구조조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지난달 추경예산으로 16조9000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대선 당시 내건 지원금 1000만원 상당을 지급하기 위해선 최소 34조원이 필요하다. 인수위 관계자는 "50조원 추경을 별도로 마련할지, 지난 1차 추경 지원액을 감안해 33조원을 마련할지 여부는 최근 상황을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아가 추경 마련에 대한 공감대를 이미 형성한 만큼 이르면 ‘4월 추경’도 가능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정부가 주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보상 제도가 매우 미흡하고 단순 혜택·시혜 차원에 그칠 게 아닌 근본적인 보상의 문제"라며 "정부가 영업을 제한했고 방해했기 때문에 순리대로 그에 따랐던 분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여야가 뜻을 모은 만큼 당장 시작해야 한다. 온전하게 보상할 수 있도록 재원 조달 등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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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 비상대응 특별위원회 민생경제 TF회의에서 소상공인 등의 손실보상에 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인수위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는 24일 기획재정부 업무 보고를 받고 추경 관련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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