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産 유연탄 줄어 생산난 시멘트 재고량 3일치 불과
미뤘던 착공수요 본격화에 증산해도 감당 못해
양주채석장 사고로 작업중단 고품질 골재도 공급난

공사를 멈춘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공사를 멈춘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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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건설현장의 자재대란이 심각하다. 시멘트 재고량이 바닥인 데다 채석장 가동 중단으로 골재 공급마저 줄면서 레미콘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재가 딸려 공사 중단의 위기에 처한 건설현장은 이미 패닉 상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재고량은 65만t으로 불과 사흘치만을 남겨 두고 있다. 하루 출하량은 20만t이고, 적정 시멘트 재고량은 120만t이다. 사상 초유의 수급대란으로 건설현장이 멈춰섰던 지난해 3월(74만t)보다 9만t이 더 적다.

시멘트 재고량 바닥
자재대란에 봄 건설현장 올스톱 현실화되나 원본보기 아이콘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수급대란 때 몇몇 업체들이 대보수 일정을 앞당기면서까지 공급량을 늘렸다. 시멘트업계는 매년 1월초부터 4월초까지 ‘동계 대보수’를 시행한다. 365일 가동으로 피로가 누적된 몇몇 킬른(소성로)의 가동을 멈추고 업체별로 대략 80일 가량 킬른 보수와 동시에 친환경 설비교체도 함께 진행한다. 이 대보수 기간을 3월 초순으로 앞당겨 킬른을 예정보다 빨리 가동, 생산량을 늘려왔다는 의미다.


그러나 올해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러시아산 유연탄 공급이 급감, 유연탄이 없어 시멘트를 만들 수 없고, 유연탄 가격도 치솟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지난 15일 기준 호주 뉴캐슬항 고품질 유연탄(6000㎉/㎏ 기준)은 t당 351.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t당 427.5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내렸지만 지난해 평균 137달러보다는 2.6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멘트 업체들은 킬른을 풀가동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국내 시멘트 시장점유율 23%를 차지하는 쌍용C&E는 하루평균 생산량을 지난해 3월(약 4만t)보다 2000~3000t(5~7%) 가량 늘었다. 한일과 한일현대시멘트도 같은 기간 생산량을 10% 정도 늘렸고, 성신양회와 한라시멘트도 5% 가량 증산하고 있다. 생산량이 늘어도 즉시 출하돼 재고가 쌓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봄이 되면서 미뤘던 착공수요가 본격화 되고 있어 증산을 해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4월에는 유연탄 재고가 없어 공장 가동을 멈추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삼표산업 양주채석장에서 중장비들이 작업을 중단한 채 멈춰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삼표산업 양주채석장에서 중장비들이 작업을 중단한 채 멈춰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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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 찾아 전국으로

골재도 말썽이다. 지난 1월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 사망사고로 골재 채취작업이 멈추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대가 골재대란을 겪고 있다. 양주 채석장은 하루 1만8000㎥의 골재를 생산, 서울 도심권과 경기 북부지역 골재 수요의 약 20%를 감당해왔다.


특히 일반적인 콘크리트에서 사용되는 25㎜ 굵기보다 입자가 곱고 유동성이 좋아 고층 아파트·빌딩 건설에 적합한 20㎜ 굵기의 골재를 생산하는 채석장은 수도권에서 양주 채석장이 유일하다는 게 레미콘업계의 설명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골재는 콘크리트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광주 아이파크 사고 이후 고품질 골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특히 양질의 석산 골재를 선호하는 레미콘사와 건설사들은 양주 채석장의 고품질 골재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골재를 찾아 전국으로 뛰어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골재 단가도 올랐다. 시멘트업계의 단가 인상에 이어 수도권 골재업체들도 이달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1㎥당 평균 1만3500원(자갈)~1만4000원(모래)인 골재 가격을 1만4450원(자갈 7%)~1만5400원(모래 10%)으로 인상한다고 레미콘업계에 통보, 이달 말부터 인상분이 골재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로 인한 후폭풍이 본격화 되면서 관련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면서 "당사자가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관련 산업의 피해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두 달 가까이 방치하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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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멘트와 골재, 레미콘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모든 건설현장이 올스톱 될 수 있다"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기 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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