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갑질 의혹'으로 사퇴
과거 정의당서 불거진 김종철 성추문 사태·류호정 부당해고 논란 '재소환'
노동·젠더 의제 앞세웠지만…'정의 없는 정의당' 비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일부 당직자들의 '갑질' 폭로로 사퇴하면서 과거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문 사태, 류호정 의원의 부당해고 논란 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노동·여성 의제 등을 내세운 정의당에서 진보 가치에 반하는 사건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정의 없는 정의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강 대표가 15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날(14일) 청년정의당 당직자 일부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강 대표가 당직자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들은 강 대표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달라고 하는 등 사적인 일을 시키거나 늦은 밤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채용과정에서도 1년 이상 근무할 수 있다는 강 대표와의 말과 실제 근로조건이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25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연내제정·정의당 끝장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대해 강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상조사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저 역시 청년정의당 대표가 아닌, 전 당직자와 똑같은 평당원의 신분으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옳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진상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당에서는 김 전 대표의 성추문 사태, 류 의원의 부당해고 논란으로 파문이 일은 바 있다. 지난해 1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김 전 대표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정의당은 곧바로 사건을 공개하고 징계절차을 밟아 김 전 대표를 제명하고 당적을 박탈했다. 당시 정의당은 신속한 대응으로 주목받았지만, 당 대표가 성 비위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류 의원이 의원실 직원을 부당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1월 한 정의당 당원은 류 의원이 수행비서를 면직하면서 통상적인 해고기간이 아닌 일주일 전에 통지했고, 휴식시간도 보장하지 않았다며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류 의원은 "국회의원 보좌진은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해고가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논란은 더 커지기도 했다.
노동·젠더 감수성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온 정의당에서 반복적으로 잡음이 나오면서 정의당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선에서 심상정 전 대선 후보가 저조한 득표율(2.37%)을 기록한 것과 맞물리며 정의당은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한편 정의당은 대표단·의원단 긴급연석회의를 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강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선다고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자신이 페이스북에 16일 글을 올려 "당대표로서 상처를 받은 피해자와 상심하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강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당은 긴급대표단회의를 통해 박인숙 부대표를 위원장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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