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소년심판' 감독 "시즌2? 소년범 입장도 그려봤으면"
홍종찬 감독 메가폰
"소년 사건 재범률 높아"
"시즌2 제작되면 그들의 처지 들여다볼 것"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만약 '소년심판' 시즌2가 제작된다면 소년들이 왜 '재범'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려보고 싶습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감독 홍종찬)은 최근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소년범, 촉법소년을 소재로 다룬다.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를 말한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의성 있는 기획이라는 평을 얻었다.
홍 감독은 "'소년심판' 시즌1은 소년형사합의부와 판사, 재판이 메인이라면 시즌2는 소년범의 환경과 그들이 처한 이야기, 사회에 소년범들이 계속 발생하게 되는 사회 시스템을 소년범의 입장에서 그려보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소년심판'의 미덕은 '아동청소년 범죄'라는 묵직한 소재를 무겁게 받아들었다는 점이다. 성매매, 사기, 절도, 폭행 등 범죄 장면에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행위 묘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괄목할 만하다. 이는 연출자의 고민이 켜켜이 배어든 결과다.
홍종찬 감독은 "심은석을 비롯한 메인 캐릭터 뿐 아니라 소년범들까지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오롯이 작품의 전부라고 생각했다"며 준비 과정을 전했다.
"톤을 잡을 때 스펙터클한 영상미나 과하게 앞서가는 연출보다는 조용히 드러나지 않는 연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미장센을 만들어내거나 다양한 앵글을 구사하는 부분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극 안에서 연출이 드러나지 않고 캐릭터를 부각하는 부분은 어려웠다. 과도한 카메라 워크나 인위적인 개입을 지양하고, 사건마다 등장하는 소년범에 맞춰 어떻게 조금씩 다르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홍종찬 감독은 '소년심판'의 진정성, 작가의 신념에 동의했다고 했다. 그는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연출자로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나리오에 일부 개입하면서 김민석 작가와 자주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인물과 소년범들의 대사, 말투는 실제로 캐릭터를 보기 전까지 작가가 모든 걸 상상해서 쓰게 된다. 캐스팅 과정에서 캐릭터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톤이나 말투가 바뀌면서 의견이 반영됐다. 극본, 대사, 에피소드 등 여러 부분에서 의견을 드렸는데 작가님이 잘 받아주셨다"고 했다.
심은석(김혜수 분)은 주체적인 여성으로 그려지면서 코르셋(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한 외적기준)에 얽매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또 아이를 잃은 엄마이면서 모성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점, 결국 피해자 가족이자 한 인간으로 그려진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홍종찬 감독은 "심은석을 처음 떠올렸을 때 겨울의 앙상하고 차갑고 가는 나뭇가지 같은 이미지들이 생각났다"고 했다.
"심은석의 과거가 드러나고 녹음이 풍성한 어떤 숲 안에서 아들의 유품을 태우게 된다. 연출적으로 겨울, 앙상함, 메마름, 차가움에서 출발한 캐릭터가 결국 과거로부터 치유되고 아들을 보내줄 때가 됐을 때 계절적으로는 조금 따뜻해지는, 꽃 피는 봄이길 바라며 그려 나갔다."
그러면서 "은석이 초반에 피해자의 부모들을 대할 때 그런 면모들이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이 사람이 이런 아픔을 겪은 사람이라고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마지막 사건과 맞물려서 심은석의 과거가 펼쳐지는 구조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은석의 캐릭터가 더욱 잘 표현됐다"고 바라봤다.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심은석(김혜수)·차태주(김무열)·강원중(이성민)·나근희(이정은) 네 명의 판사의 활약도 탄력있게 펼쳐진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소년범은 처음 만나는 얼굴들로 꾸려졌다. 이는 철저히 감독의 의도였다고 밝혔다.
홍종찬 감독은 "판사들은 무채색에 가까운 이미지였지만, 소년범들은 개성 넘치고 다양한 컬러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오디션 당시 경험 많은 배우도 있었지만, 신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자유로움을 느껴 대부분 신인들과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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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년법정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재판이 벌어지는 시간 동안 이 소년범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호자들과의 관계가 상상됐다. 재판을 지켜보며 소년범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고, 자세, 몸짓, 말투, 입은 옷 모두 달랐다. 그래서 '소년심판'도 나이의 폭을 점점 높여 캐스팅 했고, 배우들의 나이가 다양하게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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