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아미드 대표이사, 미국 망명 후 '플러그앤드플레이' 설립
생수 사업 통해 돈 모아 임대 사업…첫 임차인이 '로지텍'
페이팔 창업자에 임대료 안 받고 투자
임대 빌딩을 스타트업 네트워킹 센터로 변신

플러그앤플레이 사옥에 사무실을 마련했던 구글 초기 시절.(사진=플러그앤드플레이)

플러그앤플레이 사옥에 사무실을 마련했던 구글 초기 시절.(사진=플러그앤드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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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페이팔(간편결제·미국), 드롭박스(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미국), 피스컬노트(법안법률 데이터분석·미국), 라피(배달 애플리케이션·콜롬비아), 사운드하운드(음악 인식·미국), N26(온라인 뱅킹·독일), 시포(온라인 쇼핑 운송·미국)’


모두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다. 이들 기업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창업 초기에 투자(시드 투자)한 액셀러레이터가 바로 ‘플러그앤드플레이’다. 플러그앤드플레이 본사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운 좋은 빌딩’(the luckiest building)으로 불린다.

시드 투자 성공률(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으로 성장)은 무려 10%. 이곳에서 유니콘 기업만 29개가 탄생했다. 플러그앤드플레이의 투자 혜안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별명이자, 플러그앤드플레이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역시 유니콘 기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투자 신화를 쓴 인물은 이란 출신의 사이드 아미디 플러그앤드플레이 대표이사다. 석유기업 가문인 아미디 대표는 1979년 2월 이란 혁명으로 전 재산을 잃고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로 망명했다. 망명 당시 아미디 대표의 아버지가 양탄자 판매를 시작했고, 아미디 대표는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생수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그를 벤처투자업계로 이끈 인연이 시작된다. 생수 사업장 바로 옆집이 로지텍 창업자들의 사무실이었다. 벤처업계의 창업자들과 가까워졌고, 아미디 대표는 사업을 통해 모은 돈으로 팔로알토에 2층 건물을 매수한다. 실리콘밸리에 창업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사무실 임대업을 시작한 것이다.



피터 틸 페이팔 공동설립자. 사진=블룸버그

피터 틸 페이팔 공동설립자.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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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입주자가 바로 친하게 어울리던 로지텍. 로지텍이 기업공개(IPO)로 대박이 난 뒤 두 번째 임차인이 들어왔다. 바로 구글이었다. 3명이 시작한 구글은 30명까지 직원을 늘리며 사무실을 떠났다. 이어 피터 틸이란 사람이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페이팔 창업자다. 아미디 대표는 틸을 지켜보다 "1년치 임대료는 받지 않겠다. 대신 그 돈을 네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한다. IT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실리콘밸리 창업자들과 교류하며 IT 기술 트렌드와 돈이 되는 스타트업을 직접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의 신화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아미디 대표는 페이팔이 이베이에 약 1조7000억원에 매각되면서 처음으로 투자 수익을 누렸다. 아미디 대표의 건물에서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마일로닷컴, 데인저 등 다양한 창업자들이 그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아미디 대표는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다. 그리고 임대 사업을 벤처 투자에 활용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사무실을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고, 성공한 멘토와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 준다. 나아가 투자자들을 초대해 설명회를 열어 후속 투자도 성공시킨다. ‘플러그앤드플레이 테크 센터’의 모델이다. 그의 투자 성공을 그저 ‘운’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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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돌려 유럽, 싱가포르, 일본, 남미 등에서 혁신 기업을 발굴하던 아미디 대표가 2019년 한국을 방문하고 이듬해 법인을 서울에 세웠다. 국내 스타트업 수준이 기대 이상이었고, 한국계 창업자들의 성공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테슬라 등을 고객으로 만든 ‘피스컬노트’가 대표적이다. 아미디 대표는 이르면 오는 5월 다시 한국을 방문해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 및 투자자와 소통할 계획이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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