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왕기철 전통예술중·고교 교장 흥부가 완창 무대
“왕복 120km 출퇴근 차 안이 곧 연습실”

20년 만에 국립극장에서 흥부가 완창무대를 다시 한 번 선보이는 왕기철 명창. 사진제공 = 국립극장

20년 만에 국립극장에서 흥부가 완창무대를 다시 한 번 선보이는 왕기철 명창. 사진제공 = 국립극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46년 소리인생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무대 서는 일은 떨리고 두렵습니다. 이번 공연도 사실 안 하고 싶었어요. 어설프게 소리했다가 관객석 귀 명창께 왕기철이 옛날엔 소리 괜찮게 하더만 지금은 못 쓰겠네 한 마디 들을까봐 부담도 되고요.”


국립창극단의 대표 소리꾼에서 지금은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으로 후학양성에 나선 왕기철 명창(59)이 20년 만에 판소리 흥부가 완창을 선보인다.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왕 명창은 “제자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보러 온다고 하니 긴장이 많이 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스승인 내 무대를 보고 제자들이 나를 뛰어넘는 훌륭한 소리꾼을 꿈꾸는 무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의 판소리 완창 프로그램은 당대 명창들만 서는 유서 깊은 무대다. 형님인 故 왕기창 명창을 따라 열여섯 살에 향사 박귀희의 제자가 된 왕 명창은 서울국악예술고 졸업 후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한 국내 1호 판소리 학사다. 전주대사습놀이, KBS국악대상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당대 명창으로 활약한 그는 2002년 같은 무대에서 흥보가를 공연했다.


왕 명창은 “21년 전, 서울국악예술고(현 국립전통예술고의 전신)에 함께 계셨던 한농선 명창께서 흥부가 한 번 배워보지 않겠나 제안하시고 반년을 꼬박 매달려 한 바탕을 뗀 뒤 완창 무대에 올랐는데 그 무대 몇 개월 전에 스승께서 숨을 거두셨다”며 “이번 공연은 스승께 바치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교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연습도 함께 하려니 일상이 곧 연습이 됐다. 집에서 학교까지 편도 60km인 출퇴근 길 차안이 왕 명창의 연습실, 연습 상대는 20년 전 공연 속 자신이다. 그는 “2002년 흥보가 공연 음원을 들으며 연습하는데 소리 기운이 좋고 청이 높아 쭉쭉 뻗어나가는 힘이 참 듣기 좋더라”라며 “완창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는데 20년 전에 비해 청은 좀 낮아졌어도 원숙미와 곡 해석을 섬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명창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힘들었던 분들께 희망을 상징하는 제비가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난으로 내내 힘들었던 흥부 내외가 박 세통을 타면서 부자가 되는 순간의 기쁨도 유쾌한 소리로 함께 선사하는 작품이 바로 흥부가”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 국립극장

왕 명창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힘들었던 분들께 희망을 상징하는 제비가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난으로 내내 힘들었던 흥부 내외가 박 세통을 타면서 부자가 되는 순간의 기쁨도 유쾌한 소리로 함께 선사하는 작품이 바로 흥부가”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 국립극장

원본보기 아이콘

완창 판소리 공연을 제안 받고 많은 작품 중 그가 흥부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왕 명창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힘들었던 분들께 희망을 상징하는 제비가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난으로 내내 힘들었던 흥부 내외가 박 세통을 타면서 부자가 되는 순간의 기쁨도 유쾌한 소리로 함께 선사하는 작품이 바로 흥부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역으로 완창 무대를 선보이는 첫 현직 학교장이지만 제자들은 자신보다 더 큰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했다. 왕 명창은 “2019년에 미국 워싱턴 공연 이후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해외 공연을 재개해 국립국악중고 학생으로 구성된 ‘아리랑예술단’의 이탈리아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며 “K-문화가 세계를 휩쓰는 지금 우리 소리, 우리 가락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글로벌 예술 영재를 교육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D

공연은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