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도 '소쿠리 선거'할 건가"…대선 끝났지만 '선관위 책임론' 계속
확진자 사전투표서 '부실선거' 잡음…선관위 비판 피하기 어려워
2020년 총선·2021년 재보선 등 '코로나 선거' 전례 이미 확보된 상황
6월 지방선거 앞둔 상황서 재발방지책 요구도
국회선 '소쿠리 투표함' 방지법 나와…투표함 외에 다른 설비 사용 금지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는 등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쥘 수 밖에 없는 선거였다. 일각에서는 명승부 대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대선 투표를 관리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책임론'이 여전히 일고 있다.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번 대선은 사전투표 4~5일 양일간, 본투표는 9일날 진행됐다. 총 투표율은 77.1%로, 지난 19대 대선(77.2%)보다 0.1%포인트 낮았다. 사전투표에서는 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투표율은 고무적이지만, 유권자들의 투표 관리는 미흡했다. 논란은 확진자 사전투표에서 발생했다. 선관위는 확진자들이 별도로 설치된 임시기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선거사무보조원에게 투표용지를 전달하게 했는데, 일부 투표소에서 취합한 확진자 투표용지를 쇼핑백, 종이박스, 플라스틱 소쿠리 등에 보관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투표구마다 선거구별로 동시에 2개의 투표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확진자의 투표용지를 임시 보관했다가 추후 투표함으로 옮기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표용지를 부실 보관했다는 점에서 선거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출연해 "어떻게 국민의 신성한 주권을 라면 박스에 던져버리느냐"며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날 선대위 회의에서 "세계 16위, 아시아 1위 민주주의 국가로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중앙선관위는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넘는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지난 2020년 총선과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코로나 상황에서의 선거 전례가 확보돼있다는 점에서 선관위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선관위는 고개를 숙였다. 노정희 중앙선관위장은 지난 8일 대국민 담화를 열고 "미흡한 준비로 혼란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코로나 확진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투표에 참여해 주신 유권자들께 감사드리며,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유권자 및 현장에서 고생하신 분들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국민의 뜻이 담긴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무겁게 여기고,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투·개표를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서울 마포구 한서초등학교에 마련된 염리동 제2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이밖에도 선거권을 박탈당하거나 사전투표한 유권자가 본투표일 또다시 투표용지를 받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선관위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실 선거 논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반성하십시오'라는 청원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더욱 체계적이고 엄숙하게 치루어져야 한다"면서 "선관위는 이 모든 (부실선거) 논란을 사전에 방지해야만 했다. 그것이 그들의 직무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선관위는 코로나가 이미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확진자 투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소홀했다"면서 선관위의 반성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도 선관위를 향해 재발방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관련해 선관위를 규탄한다"면서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 불신과 혼란에 대해 선관위는 2년 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참여연대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코로나19 사태는 이번 대선에 닥친 유례 없는 상황이 아니다. 이같은 사태의 원인은 확진자 사전투표에 대한 선관위의 안이한 판단과 대처 때문"이라면서 "선거 후에라도 확진자 사전투표와 관련해 안일한 판단과 대처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선관위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이같은 '부실관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안이 등장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투표소에서 봉인된 투표함 외에 다른 설비를 사용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소쿠리 투표함'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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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투표관리관에게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교부하지 않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선관위 소속을 포함한 선거사무 관계자들이 투표위조나 증감을 위해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교부한 경우에는 '투표위조나 증감죄의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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