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보수 심장’ 대구 “열에 아홉은 尹입니더” 물밑선 “TK 싹쓸이, 나아진 게 뭐가 있노”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구 두류공원' 유세 현장
사전투표율 최저 대구..李 ‘경북도민의 노래’ 제창
[대구 = 구채은 기자] 지난 7일 오후 4시 5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보러 온 지지자들이 2.28 기념탑 옆 광장에 삼삼오오 서 있었다. ‘대구 경북 아들 이재명’, ‘무속과 신천지에 나라를 맡기겠습니까?’, ‘남부수도권 시대’라고 써진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달서구병)인 이 곳 기념탑 진입로 가로수에는 ‘김용판의원과 함께하는 민원인의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4시11분, 이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응원봉과 풍선을 든 대구 시민들이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했다. 연설이 끝날 때마다 한 시민은 ‘하모하모!’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이 후보가 연설 도중 ‘경북도민의 노래’를 부르자 몇몇 시민들은 따라 불렀다.
이날 대구 유세 현장은 같은 날 앞선 장소(제주 동무로터리·부산창선삼거리)에 비해 밀집 인원이 적었다. 창선삼거리 운집 인원이 5000명(민주당 자체 추산)이었던 데 반해 대구 유세장 추산 인원은 1500명이었다. ‘평화경제연대위원회’, ‘기본사회위원회’ 같이 단체 깃발이 눈에 띄었다.
이 후보는 대구 연설에서 홍준표 의원을 소환했다. 그는 “국민의힘 홍준표 전 (경선) 후보가 약속한 대구·경북 정책 5개를 제가 다 이어서 하겠다”며 “정책에 무슨 저작권이 있느냐. 편 가르지 말자”고 했다. 지역주의와 분열의 정치를 종료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만날 남의 흉이나 보고 분열, 증오, 혐오를 유발하고 과거를 뒤져서 퇴행하면 그 공동체가 어떻게 될지는 뻔하지 않느냐”며 “말로 하는 '새 정치'가 아니라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함께 하는 진정한 정치교체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유세장 인근에서 만난 대구 시민들의 민심은 차가웠다. 이 후보 유세를 200m 앞가로수 밑에서 지켜보던 한 시민은 “여기 다 진보 쪽 사람들이 있어서 우린 말도 못합니더.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서”라며 손을 저었다. 그는 “추미애가 여기 남산동 출신 아입니꺼. 거 싸우고 살아나는거 보니까 윤석열 대단하다. 대단한 남자기질이다 싶었습니다. 이재명이가 윤석열보다 나은게 뭐가 있심니까”라고 했다.
두류공원 분수대 앞에서 만난 김모씨(81세)도 홍준표 의원이 윤 후보를 돕지 않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윤석열 팔짱끼고 돌아댕기고 그래야죠. 그러면 나중에 뭘 하든 하지 않겠심니까. 그 사람이 경상도 사람인데 무슨 그런 면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라고 밝힌 그는 민주당이 2018년 통과시킨 5·18특별법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지요. 180석 갖다가 그렇게 하면 어쩝니까. 우리 지부장들도 다 윤석열을 밀어주는 걸로 했십니더”라고 했다.
단체채팅방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지지했다는 지라시가 돌았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대구에서 택시를 20년 몰았다는 신모씨(66세)는 “‘나는 괜찮으니까 정권 바까라’고 했다는 톡이 돌던데. 뭐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도, 대구는 그래도 보수입니더. 손님들 태우면 열명 중 아홉명은 다 윤석열입니다”고 했다. 그는 방역대책으로 인해 대구 택시업계가 고사 직전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구는 전국에서 택시가 공급이 너무 많아서 제일 안되는 동네라요. 다 차 처분하고 난리라요. 승객들도 타면, ‘아저씨요 투표잘하세요. 나라 말아먹심니더’카는 승객들이 많아요. 10명 태우면 아홉명이 윤석열, 이재명 찍으라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못봤심니더”
대구 민심이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대구가 교육도시라 좋은 대학도 많아서 어리석게 항상 국힘에만 몰아주고 그러지 않아예”라고 했다. 그는 “몇십년동안 새누리당 지역구가 싹쓸이 했는데 대구에 대기업이 있심니까 뭐가 있심니까. 경북만 가도 엄청 낙후돼 있습니다”고 했다. 그는 자녀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정치성향이 크게 다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20대 아들 두놈이 있는데 둘다 윤석열이라, 정치 얘기만 나오면 둘다 방으로 들어가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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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5일 누계 사전투표율은 대구가 33.91%, 경북은 41.02%다. 대구는 선거인 수 204만6714명 가운데 69만4117명이 투표를 마쳤다. 경북의 경우 227만3028명 중 93만2498명이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대구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수성구로 37.81%였고 다음으로 중구가 37.41%로 높았다.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29.1%의 투표율을 기록한 달성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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