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삼천피·천스닥'…과거 빠른 회복 낙관론은 금물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가 시장의 예상범위를 뛰어넘지 않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코스피가 장 초반 1% 상승으로 출발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3200포인트와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각각 '삼천피(3000+코스피)', '천스닥(1000+코스닥)' 시대를 연 코스피와 코스닥의 현 주소는 2600, 800 중반이다. 25일 미국 뉴욕증시 상승에 힘입어 24일 낙폭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2670선, 870선에 머물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부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악재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면서 한국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해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재 충격에 따른 증시 회복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거 전쟁이나 경제위기와 같은 대형 악재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회복했던 과거 데이터의 낙관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6일 증권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와 유사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당시 증시 회복률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크림반도 사태 당시 15영업일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은 1%, 코스피는 3% 하락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감안하면 역시 국내 지수 하락률이 더 컸다.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S&P500의 1일 하락률 평균은 -0.9%였으며, 총하락률 평균은 -3.8%, 하락 기간은 13일이었다. 코스피 역시 하락률은 더 컸고 회복 기간은 더 길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비슷한 지역 분쟁이었던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는 다우존스30산언평균 지수가 13.3% 빠졌다가 3개월 뒤 2.3%, 6개월 뒤 16.3% 반등했다. 코스피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19일 1457.64로 저점을 찍은 후 3개월여 만인 6월10일 2195.69까지 51% 상승한 후 계속 올라 작년 3000선을 넘기며 역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당시에는 코스피가 구제금융 신청 20여 일 뒤인 1997년 12월24일 351.45까지 떨어졌다가 한 달여 만인 1998년 1월31일 567.38까지 반등했다.
다만 과거 데이터에만 의존해 지나친 낙관론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역사는 시장이 어떤 특정한 갈등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얼어붙은 증시의 회복 속도가 느린 이유는 전쟁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 기업 실적 등이 더 큰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기업 이익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속적으로 상승률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 전 세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달 대비 +0.9% 상향 조정됐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1.7%), 미국(+0.7%), 일본(+0.4%)은 상향 조정, 중국(-1.0%), 홍콩(-0.6%), 한국(-0.2%)은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특히 한국 기업의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주 대비 -0.7% 하향 조정된 226조원을 기록(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27사 기준)했다.
다만 한국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점은 그나마 증시 하단을 방어해줄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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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 이익이 주요국에 비해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PER 하향은 상당 부분 이미 반영됐다”며 “증시 자체는 당분간 혼조세를 보이더라도, PER가 과거 평균을 밑도는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진 종목들은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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