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문제로 안철수와 '삐걱'
이준석, 安에 '고인 유지', 'ㄹㅇㅋㅋ' 발언…연일 '조롱'으로 도마 위 올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제해야한다는 말 나오기도
전문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 끼칠 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본부장이 밝힌 '합당 제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태규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2월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본부장이 밝힌 '합당 제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태규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2월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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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야권 단일화 문제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있었던 잡음이 그대로 노출되는가 하면 이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이 대표가 노골적으로 표현하면서 '조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거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야권 단일화 결렬 문제로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날을 세우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이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윤석열 향해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尹이 포기하면 내가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댓글로 'ㄹㅇㅋㅋ' 네글자만 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ㄹㅇㅋㅋ'는 '리얼'(REAL·정말·진짜)을 뜻하는 'ㄹㅇ'과 웃음을 뜻하는 'ㅋㅋ'를 합친 말로 온라인에서 상대방 말에 대한 공감의 뜻으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네 말이 다 맞다"며 상대방의 비논리적 주장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 쓰는 조롱조 표현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고인 유지'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18일 안 후보가 국민의당 유세차 사망 사고로 숨진 고(故) 손평오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손 동지의 뜻을 받들겠다"고 발언하자, 이 대표는 20일 한 방송에 출연해 "고인이 갑자기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국민의당 유세차·버스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놓고 가나"라고 따져 물은 바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고인의 유지를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지적했다./사진=KBS '일요진단 라이브'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고인의 유지를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지적했다./사진=KBS '일요진단 라이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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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조롱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윤영희 국민의당 선거위 부대변인은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낙선운동 삼매경 중인 이준석 조롱의힘 대표'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대표의 저급한 정치 행태가 대한민국 정치 품격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이 대표의 선전이 거듭될수록 윤석열 후보의 낙선은 예견된 일이 될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고인 유지' 발언에 대해 막말이라고 일갈했다. 권 원내대표는 2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혐오의 발언이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국민들께 사과를 하는 게 당연히 마땅한 일"이라며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서 할 수 없는 막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 대표가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당 의원은 23일 이준석 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대표님의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며 "안철수 후보에 대한 조롱을 멈춰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당의 목적은 정권 창출에 있고,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정권교체 달성의 가장 막중한 책임자"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의당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한 동반자로서 먼저 손을 잡아주시길 바란다. 이 대표님은 106석 제1야당의 수장"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총괄선대본부장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조금 자제해야 되지 않나"고 언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무개차를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무개차를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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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발언과 태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세를 보였던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이 점점 좁혀지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 대표는 단일화 관련 중도층의 동요를 막기 위해 안 후보 관련 발언을 계속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롱 논란이 생길 정도로 발언 수위를 높이다 보면 중도층 표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이 대표가 대선 전략 등을 참신하게 내세우며 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면 좋겠지만 누군가를 조롱하는 모습만 보여진다는 건 (정치인으로서)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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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중도층은 이념 보다는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태도, 말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국민들에게 비아냥거리거나,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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