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 핵심 공약 거듭 강조
민주당, 고용불평등 등 여성 인식 개선 촉구
공약집 '오또케', '불법촬영' 의혹 논란
'n번방' 최초 고발자 "사과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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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혀 여성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공약집에 여성 비하 취지 문구가 실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젠더감수성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또 캠프 관계자가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불거진 일련의 상황으로 공약은 물론 여성 인권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거듭 선거 핵심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이 공약이 철회된 것 아니냐는 시각과 여성계에서 비판이 있어 논란이 있는 공약에 대해 다시 한번 자신이 내세우는 공약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폐지는) 핵심 공약이 맞다"고 강조했다. 남성 중심 커뮤니티 등에서 윤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빠졌다며 논란이 일자 윤 후보가 직접 나서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가 저의 공약에서 철회됐다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저는 지난 일요일(13일) 공식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여가부 폐지가 포함된 대선 10대 공약을 제출했다. 일부 언론에서 가정에 배포되는 선거 공보물에 위 공약이 빠졌다고 지적했으나 이는 홍보 수단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략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월7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사진=윤 후보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월7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사진=윤 후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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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공약으로 내건 윤 후보는 정치권·여성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남녀갈등, 세대갈등 조장, 국민 편 가르기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특정 성별이 호응할 법한 메시지를 띄웠다는 지적이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도 10일 "여가부는 적은 인력과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모성보호 3법 도입, 남녀고용평등법의 보완, 성매매방지법, 호주제 폐지 등과 같은 중요한 성과를 내 여성인권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며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성별 관점에서의 차별이 아닌 개인 차별에 집중하는 부처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며 "남성이 약자일 수도, 여성이 약자일 수도 있다.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윤 후보 발언에 민주당은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8일 정춘숙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장은 "전 세계가 구조적인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 1인 만이 이를 부정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뿌리 깊은 성차별 문제를 개인이 해결할 문제로 인식하는 정치 지도자가 왜 필요하단 말인가. 모두 각자도생하라는 말과 같다"고 했다.


이어 "2021년 '성격차지수'는 세계경제포럼 총 156개국 중 102위, 성별임금격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유리천장지수 OECD 국가 중 9년째 꼴찌, 경력단절 여성은 150만명에 달한다"며 "고위직에서의 여성 진출 수준 역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적인 남녀 차별이 없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해체 때문에 그 말이 나온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기 때문에 개인별 불평등과 차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여성가족부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고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가 불평등과 차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고 해명했다.


사진=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보도자료 캡처

사진=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보도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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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평등 등 여성이 처한 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여당의 비판이 나온 가운데 윤 후보가 발표한 사법개혁 공약 보도자료에 여성혐오 표현 '오또케' 라는 말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오또케'는 '어떡해'를 발음대로 표기한 단어로, 여성 경찰들이 범죄현장에서 무능하다고 비하하는 의미가 담겼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15일 윤 후보의 성별 갈라치기가 도를 넘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또다시 '젠더갈등'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전략입니까?"라며 비판했다.


오승재 정의당 선대본 대변인은 "제1야당이 오히려 대놓고 '여경 혐오'를 부추기고 있으니 참으로 아연실색할 노릇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파문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메시지 관리를 해온 비서관 A씨가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다. 조사를 받는 남성은 보도를 종합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이었으며 A씨는 윤 후보 캠프의 메시지팀에 파견돼 근무했다. 사건 이후 자진 요청에 따라 A씨는 면직 처리됐으며, 현재 A씨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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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공약 설명, 공약집에 담긴 여성 비하 표현, 여성 불법촬영 등 윤 후보 측에서 일어난 일련의 젠더감수성 몰이해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번방' 사건을 최로로 고발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 박지현 민주당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은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A씨의 성범죄 혐의를 연계해 "여성 신체 불법 촬영자가 피해 여성의 보호를 위해 일하는 여가부 폐지를 말한 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라며 "정말 충격 그 차제"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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