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주한중국대사관이 반중 정서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10일 "(중국대사관) 공관은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 등을 존중해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대중관계를 의식해 중국 정부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국내 반중 정서를 고려해 대사관에 엄중한 경고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동북아국 중국 담당인 동북아1과를 통해 중국대사관의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에 게재한 입장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중국대사관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관련,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주한중국대사관의 전날 입장문과 관련해 “앞으로도 우리 외교부는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필요한 소통 등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9일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대사관 SNS 계정 등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을 놓고 한국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올림픽을 비판한 데 대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 전체를 비판하고 심지어 반중 정서까지 선동하고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한 당국자는 "중국대사관 측에 ‘기본적으로 공관이 주재국 언론 보도나 정치인의 발언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때는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 등을 존중해서 각별히 신중을 기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와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감정을 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대사관에 엄중한 경고를 한 것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중 정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내 내부에서도 국민들의 반중 정서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베이징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 선수에게 "압도적인 실력으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1000m의 억울함을 한 방에 날려보낸 쾌거"라고 축전을 보냈다.


황 선수가 편파판정으로 탈락한 것을 위로하는 차원도 있지만, 중국의 편파적 판정에 분노하는 국민정서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 역시 편파판정과 관련해 "국민의 속상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베이징올림픽 이후 반중 정서 심화로 한중 관계가 냉각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대미, 대중 외교 노선에서 균형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중 관계가 냉각될 경우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악재가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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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앞으로도 한중 간의 문화적 충돌, 가치와 체제의 차이점 등으로 인한 대립구도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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