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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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해외도 주식시장의 지수가 하락하기는 했으나 국내의 경우에는 민망할 만큼 많이 빠졌다. 작년 경제성장률도 다른 나라보다 좋다고 하고 기업의 실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10년 동안 부동산은 수십 배가 올랐는데 주가는 작년에 반짝 오른 상태에서 연일 폭락 중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오른 것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물론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지만 훨씬 많은 종목이 하락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글로벌 경제 상황, 물가상승률, 금리 인상,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다른 국가의 전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책이다.


정부는 4월 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고 한다. 이에 맞춰 외국환거래법령개정안을 연내 마련해 외국환 거래체계를 선진화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도 전면 허용한다고 한다. 해외투자자 시장 접근성 제고와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를 함께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미 외환시장은 20년이 넘도록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역외시장도 활성화돼 있다. 즉 어제오늘 일어난 것도 아니고 이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발표가 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이번 정부가 아니라 다음 정부로 짐을 넘기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국내 기업과 자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분석도 없다. 선진국이니까 자본시장도 선진화돼야 한다는 논리뿐이다.


미시적으로 보자. 예전에도 한국 주식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은 외국인 놀이터였다. 소위 외국에 현금입출금기(ATM)로 불렸던 시장이다. 그 피해는 국내 기업에 투자한 국내인에게 고스란히 돌아왔고 개인은 더 이상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중국 다음으로 바로 피해가 왔고 주가는 폭락했다. 공매도가 일시 중지되면서 바로 개미들은 수익률 제고와 국내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매수를 시작했다.

즉 개미에게 불리한 조건이 많이 없어진 상태에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는 것 중의 하나가 주식시장이다. 개미에게 불리한 운동장이므로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을 보고 더 이상 주식시장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비율은 개인과 같도록 만들고,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MSCI에 들어가면 일부 지수 추종 자금이 초기에 들어올 수 있다. 이 부분이 지수를 계속 떠받칠 것이라고 믿는 개미는 없다. 당장 현재의 코스피나 코스닥에서 공매도 대상이 되면 초기에 오르다가 바로 빠지기 때문에 오히려 개미들은 공매도 대상이 되면 싫어하고 공매도 대상에서 빠지면 좋아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못해 그냥 안방을 내준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제도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주식시장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고 하면 좋아할 곳은 추진한 정부나 이익이 되는 외국인밖에 없다. 제도를 개선하고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든가 아니면 포기하는 것이 낫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자국의 기업 가치와 개인의 재산을 외국에 내주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자국민이 중요한지 아니면 외국인과 일부 기관이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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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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