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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 신화의 현산, 최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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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사과에도 또 사고
실적 악화 겹쳐 올해도 불투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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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또 다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로 ‘압구정 현대’ 신화를 썼던 HDC현대산업개발 이 그룹의 존립마저 흔들릴 수 있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그룹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7개월 전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조했음에도 대형 참사가 또 다시 터지면서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종합금융부동산그룹’이라는 비전과 ‘최강 디벨로퍼’라는 목표를 내세웠던 HDC그룹의 야심찬 미래전략은 시작도 하기 전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외벽 붕괴사고로 시공사인 HDC현산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작업 도중 건물 외벽 붕괴로 17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냈던 사고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광주 학동 붕괴사고는 명백한 인재였다. 정부는 2개월에 걸쳐 해당 사고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해체계획서와 규정을 무시한 공사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건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뤄진 철거 등이 참사 원인으로 꼽혔다. 정 회장은 공개 사과와 함께 고개를 숙이며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HDC현산은 건설현장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아니더라도 작업중지권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발생 원인과 위험 통제 모니터링을 하나로 연결한 스마트 안전보건 시스템을 도입키로 하는 등의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내놨다. 또 효율과 속도에 치우쳐 안전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정 회장의 ‘애자일(Agile) 경영’도 지난해 연말 유병규 사장과 하원기 전무를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등 임원 30명에 대한 혁신인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정회장의 고개 숙인 사과와 안전대책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불과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또 다시 예고된 ‘인재’였음이 밝혀진다면 정 회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의 지난해 실적은 ‘광주 학동 붕괴 참사’와 ‘수원아이파크시티 사기분양’ 등 각종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며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4.8% 줄었고 영업이익은 30.6%나 쪼그라들었다. 주요 기반인 주택분양 물량이 목표치에 못 미친데다 하자소송 충당금 등 일회성 손실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실적과 기업 이미지를 모두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새롭게 취임한 유 대표는 디벨로퍼사업 강화는 물론, 안전을 핵심 경영목표로 내세웠지만 시작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HDC현산은 올해 전국 각지에서 2만3000여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 번 연속 이런 사고를 내다니 회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싸늘한 반응과 함께 심지어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날선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이날 공식입장문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사고수습과 피해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가 전신인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모태다.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준공돼 대한민국 ‘아파트’의 상징이자, 강남 시대를 연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건설한 바 있다. 이는 여의도와 함께 국내 첫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민영 아파트 대중화의 시초가 됐다. 이후 건설사명을 단지명에 붙이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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