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안마사 자격 ‘시각장애인’ 제한 의료법 조항 ‘합헌’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안마사의 자격을 장애인복지법상 '시각장애인' 중 일정한 교육과정이나 수련과정을 거친 자로 제한하고, 안마사 자격이 없는 자가 영리 목적으로 안마를 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의료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비시각장애인으로 안마시술소를 운영한 A씨 등이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헌재가 합헌 결정한 의료법 조항은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82조 1항 중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부분 ▲안마사 아닌 자의 안마시술소 내지 안마원 개설을 금지한 제82조 3항 중 제33조 2항 1호를 준용하는 부분 ▲안마사 아닌 자가 영리 목적으로 안마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제88조 3호 등 3개다.
헌재는 "안마업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이 사건 자격조항으로 말미암아 일반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므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헌재는 "이러한 시각장애인과 달리, 비장애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기회를 바탕으로 안마업 이외에 선택 가능한 직업의 종류와 범위가 상당히 넓고, 특히 물리치료사의 경우는 안마사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 직종으로서 일련의 수련과정과 시험을 거쳐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 분야에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반드시 안마 등의 시술을 직업으로 선택할 다른 방법이 완전히 봉쇄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그렇다면 이 사건 자격조항 및 개설조항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형사처벌 조항인 의료법 제88조 3호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벌금형과 징역형을 모두 규정하고 있으나, 그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상한만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제한함으로써 죄질에 따라 벌금형이나 선고유예까지 선고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합헌(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 중 이영진 재판관은 "당사자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요건에 의한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측면을 엄중히 봐야 한다"며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허용하면서도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취업할 수 있는 보건복지 관련 시설을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외에 보건소,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해 시행하는 방법 등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비시각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덜 제한하도록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안마사의 자격과 관련한 헌법소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2006년 헌재는 현행 의료법 제82조와 같이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 ' 제3조 1항 1호와 2호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부분에 대해 법률유보의 원칙 위반 내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농성과 사망 사건까지 벌어졌고, 결국 국회는 헌재가 법률의 위임이 없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 조항의 내용을 의료법에 신설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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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안마사를 시각장애인으로 한정하는 의료법 조항과 처벌 조항에 대해 헌재에 헌법소원이 제기됐지만 헌재는 합헌 입장을 견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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