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타 회사의 희망퇴직 소식을 부서 ‘단톡방’에 올렸다. 1976년생 이전부터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올려도 부원들 반응이 시큰둥한 게 보통인데 어쩐 일이지 반응이 뜨거웠다. 뜨거운 반응의 원인은 금세 밝혀졌다. 실수로 어떤 회사 얘기인지를 빼고 내용만 공유하다 보니 우리 회사 얘기인가 싶어 부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당연히 고참급 부원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연말 인사 시즌이다. 4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30대 임원 얘기가 지면을 장식한다. 남다른 경력과 성과들이 조명되고 기업은 이들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한다는 뻔한 ‘클리세’로 기사는 마무리된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이들의 반대편에는 그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내려오는 이들이 있다. 개인적으로야 아쉽겠지만 수십 년의 직장생활을 임원으로 마무리한 인사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40대 중반부터 퇴직을 걱정해야 하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인사철에 기대보다 걱정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40~64살 중장년 2008만6000명 중 집을 가진 인구는 866만7000명(43.1%)이었다. 이 중 2주택 이상 소유자는 15만5800명(7.8%)이었다. 10명 중 4명 정도만 집을 갖고 있고, 다주택자는 채 1명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주택 소유자 비중은 전체 중장년 주택 소유자의 9.6%(82만9000명)였다. 대략 100명중 4명 정도만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요 몇 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 문제로 시끄럽다.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 뉴스만큼 관련 세금 폭탄 뉴스도 융단 폭격처럼 쏟아진다. 아파트 가격이나 공시가 인상 기사가 나오면 세금 폭탄 기사는 자동으로 뒤따른다. 세상에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하는 이는 드물다.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경우에 따라 세금 체계가 불합리할 수도 있다.
불합리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는 이들도 보호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다. 그러려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 역시 박수받을 일이다. 다만 퇴직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이들 중 과반수 이상이 무주택자인 세상이다. 중장년층의 지난해 평균소득은 3692만원이다. 직전 해보다 3.2% 늘었는데 빚은 7.1% 늘었다고 한다. 이들의 평균 대출규모는 5200만원이다. 그나마 주택이 없는 중장년의 평균소득은 2894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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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과 구세군 종소리가 울리는 연말이다. 집 있는 이의 세금 걱정보다 집 없는 저소득층에 관심을 가져 볼 시기가 아닐까. 종부세 논란에 집 한 채 있다고 부자냐는 반론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100명 중 4명 안쪽에 든다면 부자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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