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 보고 싶으면 나 찍어"…지지율 5% 근접한 허경영 '이변' 연출하나
선거운동 기간 1달간 5% 지지율 유지하면 TV토론회 참가
기성 양당 후보와 나란히 토론 가능
"공중부양 가능", "IQ 430" 등 황당 발언 이어 와
일각선 유권자들 '정치 혐오' 증상 아니냐는 우려도
전문가 "진보·보수에 실망한 유권자들, 군소 후보 택해"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양대 정당 대선 후보들과 함께 'TV토론회'에 나서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허 후보는 내년 대선 기간 동안 지지율 5%를 확보해 대선 후보 TV토론회 초청 자격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 "IQ가 400대를 넘는다" 등 허황된 발언과, 그에 못지않은 황당무계한 공약을 내놓고 있는 허 후보는 지난 1991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등 수십년에 걸쳐 정치권 진입을 시도해 왔다. 최근에는 한 여론 조사에서 5%에 근접한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허경영 현상'의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허경영 "재밌는 토론회 원하면 나 찍어달라"
허 후보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재미난 (대선 후보) 토론회를 원하십니까. (지지율) 5% 넘으면 토론회에서 허경영을 보실 수 있다. 지지율, 공중부양, 롸잇 나우"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의 발언은 만일 자신이 대선 기간 중 후보 지지율 5%를 달성할 수 있게 되면 향후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실제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 도중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 이상을 기록한 군소 후보는 방송토론에 참석할 수 있다. 내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은 2월15일부터 3월8일까지이므로, 허 대표는 오는 2022년 2월부터 3월까지 지지율 평균 5%를 유지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허 후보는 유권자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지겨운 양당 후보 말고 드디어 토론회에서 허경영을 볼 수 있다"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투표 독려 전화를 돌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 후보가 실제로 선거운동 기간 중 평균 지지율 5%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여야 양당 후보에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 데다,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언론이 허 후보를 비롯한 군소 후보는 설문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서 전체 3위…내년 대선 앞두고 이변 연출
그러나 허 후보가 예상을 깨고 의외의 선전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여론조사업체 '아시아리서치앤컨설팅'이 진행한 대선주자 정례여론조사에서 허 후보의 지지율은 4.7%를 기록, 전체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1위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7.2%)에 비하면 약소한 지지율이지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3.5%),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3%)보다 높았다.
비록 단 한 개의 여론조사 결과일 뿐이지만, 허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빠르게 증가해 왔다. 지난달 초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2.2%를 기록,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얻은 득표율(1.07%)의 2배 이상을 달성했다. 일각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5%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허 후보는 무려 30여년 전인 지난 1991년 지방선거부터 정치권 진입을 시도해 왔다. 대선 출마 경험으로만 따지면 이번 20대 대선까지 합쳐 벌써 세번째다.
득표율은 낮지만, 꾸준히 개선돼 왔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0.15%, 2007년 대선에는 0.4%의 표를 받았으며,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1.07%를 기록해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허 후보는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 "IQ가 430에 달한다" 등 근거 없는 허황된 주장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약혼설'을 퍼뜨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구설에 오른 발언만큼이나 공약도 황당무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후보는 지난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취임 2개월 안에 전 국민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는 '긴급생계지원금' 정책을 발표했고, 또 매월' 국민배당금' 150만원을 주겠다고 주장했다. 또 결혼수당 1억원, 주택자금 2억원, 출산하면 1인당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돈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제 등장을 눈 빠지도록 기다린다"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현금성 지원을 뒷받침할 예산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한 해 예산 550조원에서 70%를 절약하면 385조원이 남는다"며 "여기에 교도소를 90% 줄이고, 재산비례 벌금제로 바꿔 연간 100조원을 확보하고, 탈세 방지책으로 200조원을 걷으면 매년 758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허경영, 여야 후보 비호감 높아지면서 이득"
일부 시민들은 허 후보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기성 정당에 실망한 이들의 '정치 혐오'가 허 대표 같은 인물에 현혹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2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에는 신통력이 있다거나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길래 그냥 재밌게 보기만 했는데, 이런 사람이 정말로 대선에 출마해서 상당한 수준의 표를 얻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며 "사람들이 점점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40대 회사원 B씨는 "여당 후보도 야당 후보도 각종 비리 의혹,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기성 정치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기득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런 식으로 당선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기존 진보·보수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대안 세력을 찾아 나서면서 허 후보가 혜택을 봤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차기 대선에 나올 여야 양당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이 높아지고 있다. 진보도 보수도 택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표가 사표로 버려질 바에는 차라리 허경영을 택하겠다고 결심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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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공약 대결이 심화되면서 현금성 지원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강도의 차이는 있어도 허 후보가 주장했던 공약들과 유사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치권의 정책이 허 대표와 수렴 현상을 보이게 되면서 유권자들이 허 후보를 다시 평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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