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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 인사드립니다" 대선후보도 찾는 '커뮤니티'…선거전 핵심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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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재명 후보, 온라인 커뮤니티 찾아 글 남겨
"더 나은 내일 위해 절 도구로 써 달라" 적극 구애
1개월 조회수 수천만회…온라인 여론 파급력 커
이준석, 홍준표 등 커뮤니티 지지 업고 '돌풍'
'극단 성향 표출' 우려 나오기도
전문가 "선거전서 플랫폼 영역 더 늘어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지난 20일 DC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린 사진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지난 20일 DC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린 사진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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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갤주(갤러리 주인) 이재명 인사드립니다."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DC)에 글을 게재했다. 이 후보는 "여기서 저를 갤주라고 부른다면서요? 요즘 '이재명 갤러리'가 흥하고 있다길래 내친김에 글까지 남기고 간다"라고 친근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재명 뽑겠다", "꼭 (대선) 이기십시오" 등 응원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정책을 거론하는 댓글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차기 대선의 핵심 전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30세대 청년층이 자주 이용하는 데다, 수십만명 이상의 유저가 몰리다 보니 막대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들도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구애를 나서기 시작했다.


◆DC인사이드 찾은 이재명 "저를 도구로 써 달라"

이 후보는 DC '이재명 갤러리'에 올린 글에서 "날 것 그대로 현 정치판에 대해 속내를 표현해준 여러 게시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재명 후보를 무지성 지지하지 않겠다. 저도 제 이득 챙기는 유권자가 될 것'이라는 글"이라며 "저는 모든 국민이 그렇듯 여러분들 같은 청년들도 각자의 판단에 따라 가장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사고하는 주권자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저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써 달라"며 "못 쓰겠다 싶으면 가차 없이 대체하셔도 좋다"라고 덧붙였다. 또 "종종 '눈팅'하러 올 테니 자유롭게 여러 의견 남겨달라"고 적극적인 소통을 예고하기도 했다.


DC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라온 지지자들의 응원글. 비속어가 섞인 단어는 흐리게 수정했음.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DC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 올라온 지지자들의 응원글. 비속어가 섞인 단어는 흐리게 수정했음.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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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는 여러 '갤러리'들을 모아놓은 거대 커뮤니티로, 각 갤러리는 특정 주제에 관한 사진, 글, 정보 등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이재명 갤러리는 이 후보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벌어지며, 특성상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저들이 몰린다.


이 후보의 '커뮤니티 소통 행보'는 2030세대에 친숙한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청년층의 호감을 쌓고, 인터넷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온라인 환경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웹사이트 트래픽 집계 사이트 '시밀러웹'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DC는 한달간 총 1억3700만회가량 방문돼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펨코(4636만회), 3위 루리웹(3753만회) 등을 합친 것보다 훨씬 크다.


한국의 대형 커뮤니티는 통상 한달간 수천만번 이상의 접속이 이뤄진다. 그만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소위 '인터넷 여론'에 끼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뜻이다. 즉, 이 후보가 DC를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으면 향후 온라인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응집력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인터넷 여론 파급력 커


이미 국내 일부 정치인들은 '커뮤니티 화력'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6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이준석 대표의 뒤에도 커뮤니티의 두터운 지지가 있었다. 이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뒤 'FM코리아'(펨코) 유저들은 적극적으로 이 대표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고, 이런 게시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까지 이어지며 이 대표를 향한 주목도가 커졌다.


홍준표 의원 또한 이번 야당 대선 경선에서 주요 커뮤니티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펨코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이 온라인 공간 전체로 퍼지면서 삽시간에 유행어로 등극하기도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대선 경선 당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대선 경선 당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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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 또한 이들의 열성적인 지지에 화답했다. 그는 지난 14일 청년 이슈에 특화된 커뮤니티 '청년의꿈'을 설립했다. 그는 이 커뮤니티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현실정치에 반영하고, 나아가 사회 변화까지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국내에 초고속 통신망이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이내에 우후죽순 생겨났다. DC인사이드, 펨코, 뽐뿌, MLB파크, 여성시대 등이 모두 이 시기에 탄생했다.


커뮤니티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 점차 거대해졌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의 성격도 보다 다양해졌다. 예를 들어 디지털카메라 관련 동호회로 시작한 DC인사이드는 이제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축구 게임 '풋볼 매니저'에 관한 커뮤니티였던 펨코도 지금은 사회·정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됐다.


'공통된 관심사를 토대로 모인 그룹'이라는 점에서 커뮤니티는 응집력과 단결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각 커뮤니티가 특정 '정치색'을 띠게 되는 것 또한 이같은 성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선 극우·여성혐오 등 '극단 성향' 우려 나오기도


그러나 이 성질이 때로는 극단적인 성향으로 쏠린다는 점에서 문제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 2010년 당시 DC인사이드에서 파생된 유머 자료 저장소에 불과했던 '일간베스트'(일베)는 이제 대표적인 극우 성향 커뮤니티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남초 성향 커뮤니티는 강한 '여성혐오' 성향을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치인들이 이런 커뮤니티들에 대해 지나치게 '구애'를 지속하면, 오히려 사회적 차별이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DC인사이드에 접속해 직접 글을 작성하는 이재명 후보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DC인사이드에 접속해 직접 글을 작성하는 이재명 후보 / 사진=이재명 갤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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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8~9일 이재명 후보가 여러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당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여성을 '피싸개'라고 비하했던 커뮤니티의 글을 주시하며 국민의 절반인 여성을 무시하는 행보를 계속 펼칠 것인가"라며 공개적으로 규탄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인터넷이 선거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하다 보니, 커뮤니티의 파급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전에도 SNS나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전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시도됐다. 한국에서는 포털 사이트의 기사 댓글을 통한 형태로 지속되어 오다가 이제 SNS나 커뮤니티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인터넷이 모든 세대에 보급되는 시대이다 보니 앞으로는 이런 플랫폼들의 영역이 훨씬 늘어날 거라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에 인터넷 선거전을 능숙하게 하는 대선후보들은 큰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커뮤니티는 특성상 진정성, 후보와 지지자들의 쌍방향 소통이 중요한 공간인데 이 특성을 잘 이해하고 현명하게 이용하지 않으면 역풍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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