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올해 정부의 경제 예상 성장률은 4%대로 지난해 -0.9%를 감안하면 최근 2년 연평균 1.5%의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IT 플랫폼 산업과 수출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인 서비스 산업과 자영업이 역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델타 변이로 출구가 보일 듯 말 듯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과 전셋값 상승폭은 역대급 수준으로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전기요금과 우유값은 이미 인상됐고, 도시가스와 대중교통 등 공공요금도 줄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2%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에 풀린 11조원의 재난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도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것이 확실하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과 물가 상승을 말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용어다.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와 일본의 30년 장기불황 경제를 떠올리면 된다.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한다. 그러나 뉴노멀 이후 세계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상태가 지속됐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블랙 스완’을 만나 역대급 양적 완화가 이뤄졌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양적완화와 소비성 재정지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에서 벗어나서 한국 경제를 지속성장의 길로 다시 복원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안을 생각해본다.
첫째, 기술혁신을 더욱 촉진해야 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산업 등 리딩 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더욱 발달시켜서 ‘초격차’ 기술화하고 4차산업혁명과 플랫폼 등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경제를 촉진하는 각종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격려가 지속돼야 한다. 기술혁신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에 대한 규제를 조속히 완화해야 한다. 현재도, 미래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경제주체는 ‘기업’ 뿐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단체와 비영리 조직은 인원과 예산을 합리화하고 기업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플랫폼 전쟁 중이다. 미국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중국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카카오·배달의민족·쿠팡·네이버이라는 플랫폼 기업들이 있다. 이들이 더욱 성장해 베트남·인도네시아 같은 거대 해외 시장에서 미국·중국 기업들과 한판전쟁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내 인생 답답해서 또 켜봤다"…2만원짜리 서비스...
셋째, 해외 시장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과거 제조업과 수출에 크게 의존했으나 이제 그 한계가 뚜렷하다. 향후에는 위에서 언급한 플랫폼 비즈니스와 인바운드 관광 서비스 산업 그리고 해외 연계사업이 추가돼 국내총생산(GDP) 성장요인이 보다 다변화돼야 한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최근 급신장해서 전 세계 30억명에 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소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한다. 매년 3000만명의 해외 여행객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현재 GDP 성장률을 추가적으로 1%포인트 이상 높일 수 있다. 한국의 세계화를 가속해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