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식당 결제, 주식 거래, 재택근무 스톱" KT 먹통…일상 멈춰

KT 전국 인터넷 먹통…주식·결제 등 일부 장애
주식거래 접속 '불능'…투자자 불편도

25일 오전 11시30분 전후로 전국 KT 유·무선 인터넷망에 장애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사진은 결제 오류로 운영에 차질을 빚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식당.사진=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윤슬기 기자] "주식 거래 이거 어떻게 책임질래요!" , "재택 근무하는데 보고 못했네요." , "카톡 오류 황당합니다."

25일 오전 11시30분 전후로 전국 KT 유·무선 인터넷망에 장애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극심한 혼란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낮 12시4분쯤까지 KT 인터넷망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가 발생해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장애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유선인터넷은 물론 기업망까지도 통신이 되지 않아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우선 자영업자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다. 소상공인들은 계산을 할 수 있는 가게 포스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한 식당 주인은 "손님들이 먹고 간 음식을 계산해야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식당을 이용하던 손님들 역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현금으로 결제를 해달라고 하는데, 죄송하지만 누가 요즘에 현금을 들고 다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저는 현금이 있어서 결제를 했지만 직장인들 카드로 다 계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실제 통신장애가 발생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는 "다음에 계산을 하겠다"면서 "그냥 간 손님도 있다"는 식당 주인들의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는 설명을 쉽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11월 '서울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통신대란이 이어진 사고 상황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도 접속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접속이 안 돼 혼란을 겪었다.

증권사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트레이딩시스템 접속 장애를 안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KT통신망 장애로 인한 매체 접속 지연 안내'에서 "이날 오전 11시15분부터 전국적인 KT 통신망 장애로 KT 유·무선 통신,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관련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며 "KT 통신사 및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고객은 서비스 이용에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KB증권도 이날 오전 11시35분께 "현재 KT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KT통신망 장애로 인해 'M-able' 서비스 접속이 안되고 있다"며 "KT통신망 정상화 시 다시 안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통신주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KT는 이날 낮 12시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10% 내린 3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택 수업을 받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편이 이어졌다. 20대 중반 한 대학생은 "수업 처리가 제대로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학교에서 문제 해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한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통신 오류로 업무가 중단됐다"면서 "회사에 전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KT 관계자는 "KT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하고 신속 조치 중이며,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