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좋아서 시작했지만 포기"…'욕설 테러'에 방송 접는 BJ
후원 내세운 갑질에 모멸감
'차단'에 앙심 품고 가족 살해도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표현을 참긴 어렵더라고요."
아프리카TV에서 게임 관련 콘텐츠로 방송을 진행해온 A씨(40). 3년 넘게 퇴근 후엔 BJ로 살아왔지만 결국 시청자의 욕설 탓에 그만두었다. 방송을 하며 소통하는 것이 좋아 BJ를 시작했지만 수십 명에서 수백 명으로 시청자 수가 증가하자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채팅을 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는 "후원을 한 뒤 이상한 음식을 먹게 하는 갑질과 환불을 요구하는 행위도 많았다"면서 "방송이 재밌고 수익도 나쁘지 않아 계속 BJ를 하려고 했지만 외모 비하 등 욕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시청자들의 욕설과 갑질 등 도를 넘어선 행위 탓에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4년 넘게 인터넷 방송을 했다는 B씨(32)도 욕설과 비하 발언에 시달렸다. B씨는 "방송에 들어오자마자 욕을 하거나 ‘목소리가 별로’라며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BJ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것은 알지만 이유도 없이 욕설부터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했다. 강제 퇴장시킬 수도 있지만 다른 이들이 ‘왜 퇴장시켰냐’며 반발하는 경우도 있어 쉽게 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에서 50대 공인중개사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남성도 아프리카TV에서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피해자의 딸에게 수차례 욕설을 하다 차단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진행자들의 방송에서도 차단 조치를 당하자 앙심을 품고 가족을 해치겠다는 등 위협을 가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사건 발생 후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조롱과 비판이 섞인 게시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이번 사건의 원인이 피해자의 딸에게 있다는 듯 "강퇴가 진짜 열받는 거다. 본인이 BJ라고 일방적으로 욕하고 강퇴하고. 경고까지 했는데"라는 글을 남긴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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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BJ를 향한 욕설과 갑질을 줄이기 위해선 시청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인터넷 방송 채팅 문화를 개선시키는 방법은 시청하기 전 인권 존중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이를 인식할 수 있는 문구를 게재하는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나쁜 시청자들의 이용을 막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추가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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