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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팩트체크]“2015년 미분양 속출했고 시장 얼어붙었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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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사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시비를 가리는 데 있어 정치적 진영과 이해관계자에 따라 진단이 첨예하게 갈리는 대목 중 하나는 ‘2015년 주택시장 미분양 현황’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2015년 2월 13일 입찰 공고가 올라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현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그 당시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속출’ 할만큼 업황이 나빴던 때 였기 때문에 5503억원의 선순위 확정이익을 보장받는 것이 최선의 사업설계 방식이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야권에서는 "판교 바로 밑에 분양이 안될 리가 없는 금싸라기 땅"(21일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이었다면서 초과이익 환수를 더 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민간 참여자들이 수천억원이 이익을 남긴 대장동 개발 의혹의 출발점인 당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검증해 본다.

[대장동 팩트체크]“2015년 미분양 속출했고 시장 얼어붙었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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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내용] 이재명 후보는 지난 9월 24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공약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장동 사업 관련해서 “당시에는 부동산이 아주 나쁠 때였다. 전국에 미분양이 속출했고,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어있을 때다. 그런 위험부담 때문에 확정이익을 사전에 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우선 미분양 통계를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주택미분양 현황’ 자료를 살펴봤다. 2014년 1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379호(가구), 수도권은 1만9814가구다. 대장동 사업이 착수되기 직전해 연말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2만가구에 육박했던 셈인데, 이를 2020년 기준 미분양주택(전국 1만9005가구, 수도권 1231가구)과 견줘보면 수도권 기준으로도 10배 이상 미분양 주택이 더 많았다.



(자료: 국토교통부, 연도별 주택 미분양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연도별 주택 미분양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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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미분양주택현황 추세를 살펴봐도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공고가 올라왔던 2015년 2월은 수도권에서 1만6924가구의 미분양주택이 잡히던 때다. 이는 2015년 12월 3만637가구로 높아졌다가 꾸준히 하락해 올해 6월 기준으론 1666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과 견줘보면 미분양주택이 ‘속출하던’ 때가 맞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미분양주택현황)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미분양주택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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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2018년에 발표한 ‘경기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평가’ 자료에는 2015년 대비 미분양이 감소했다는 문구가 있다. 한은은 이 자료에서 "경기지역 미분양 주택 규모는 2015년말 2.6만호에서 2018년 8월말 0.7만호로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고 적시했다.


(자료: 한국은행 경기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현황평가)

(자료: 한국은행 경기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현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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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장동이 포함된 성남시 일대의 ‘매수심리’로 좁혀보면 상황은 다소 달랐다. 전국 시장이 아니라 수도권, 특히 성남시 일대의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를 들여다보면 ‘시장이 얼어붙어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월간 매매수급동향을 보면, 성남시 일대의 아파트 매수심리는 꾸준히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2013년 2월, 성남시가 포함된 ‘경기도 경부1권’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8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96.9로 오르고, 2015년 2월에는 100.5를 기록했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자료: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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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즉 공모가 있던 시기, 아파트 매수심리는 회복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후 지수는 더욱 상승했다. 2016년 2월엔 109.4를, 2018년 2월에는 108.7를 기록했다.


판교의 전세값도 당시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3.3㎡당 전세가격은 2012년 1164만원에서 2015년 1831만원으로 줄곧 상승했다. 전세가는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경향이 있고, 매수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료: 부동산114, 판교신도시 연도별 평당 전세가)

(자료: 부동산114, 판교신도시 연도별 평당 전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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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결과] 절반의 사실, 대장동 사업계획 입찰공모가 있었던 2015년 2월 전후로 주택미분양이 지금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 하지만 당시 성남, 판교 인근에는 매수심리가 회복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볼수는 없다. 이에 ‘절반의 사실’ 판정을 했다.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주택미분양 현황

한국은행 ECOS 미분양주택현황 통계

한국은행 경기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평가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부동산114, 판교신도시 연도별 평당 전세가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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