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무연고사 리포트]'코리안 드림' 꿈꾸며 왔던 이주노동자의 마지막길
<4>그렇게 무연고자가 된다
경제적 이유 등 현지가족도 외면
공영장례제도 확대 필요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고형광 팀장,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태국인 노동자 수카롬 시티삭씨(47)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입국한 이주노동자였다. 올해 3월 급작스러운 사고로 대뇌출혈이 발생해 사망했다. 주한 태국대사관은 수카롬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태국에 있는 유가족에게 부음을 전했으나 가정 형편상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 그렇게 수카롬씨는 무연고자가 됐다. 무연고자의 장례를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인 돌보미연대가 장례를 위임받아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부족한 장례비를 후원해서 장례를 치렀다. 화장비는 지원받을 수 없어 사망 장소인 경기 군포시에서 천안시 천안추모공원까지 내려가서 화장해야 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조선족 동포 황모씨(53)의 장례식을 찾은 가족·동료는 없었다. 그는 10년 전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다 지난 5월 말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황씨의 형제들이 국내에 살았지만 시신을 수습할 이는 없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와 안치료, 장례비용 등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43일간 한 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 머무른 뒤에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들도 무연고사에 취약하다. 가족과 떨어진 채 타국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해도 가족은 비용문제로 시신 인수조차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이는 더욱 어렵다. 국적, 비자 문제 등으로 아파도 제대로 된 의료 수급을 받지 못하고, 협소한 관계망 등으로 ‘소외된 죽음’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원하는 무연고사망자 공영장례는 일반적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일반인, 행려자(일정한 거처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사람), 외국인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사망해 기초자치단체로부터 무연고장례 의뢰를 요청할 때는 화장비 등 지원이 열악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무연고자들은 죽음 이후에도 장례를 치르기까지 오래 걸린다. 돌보미연대 산하 한국장례지원센터의 박경조 센터장은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들은 대사관을 통해 외국 거주 가족을 찾고 사망 확인서, 사체 인도서 등 서류의 작성·번역 등의 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짧게는 2주에서 수개월까지도 걸린다"며 "2년 동안 병원 안치실에 시신을 모셔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십수 명의 자원봉사자가 장례식을 찾는다. 이들은 입관식부터 운구, 봉안까지 장례 절차에 참여한다. 박 센터장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각지대로 몰린 이들의 죽음에 관심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관심이 무연고자에 대한 공영장례 제도가 보다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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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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