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약속 지킨 외교관 "조력자들 정착에 도와달라"
외교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이 오는 2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25일 전했다.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이 한 아프간인과 포옹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외교부는 지난 25일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이 한 아프간인과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현지인 조력자가 버스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온 직후 찍은 사진이다.
김 참사관은 27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화상인터뷰에서 "작년 8월부터 1년 같이하면서 매일 일한 정무과 직원"이라며 "그 친구뿐 아니라 많은 다른 친구도 반가워서 포옹했는데 그 친구가 특히 얼굴이 상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철수한 대사관이 임시로 자리한 카타르에서 선발대를 끌고 카불공항으로 다시 들어가 이송임무를 수행한 뒤 전날 1차로 들어온 아프간인 377명과 함께 군 수송기로 귀국했다. 김 참사관과 대사관에 파견된 경찰경호단장, 관계기관 직원,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무관 등 4명으로 구성된 선발대의 최대 과제는 카불 공항 밖 아프간인들을 공항 안까지 데려오는 것이었다.
23일 오후까지 오기로 한 협력자들은 26명밖에 되지 않았다. 접촉하기로 한 인원에 비해 턱없는 인원수 였다. 결국 미국이 제안한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는 총 6대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미군과 탈레반이 있는 검문소에 도착했지만 정문을 지키는 탈레반이 들여보내 주지를 않아 애가 탔다. 탈레반은 정부가 발급한 여행증명서가 사본이라고 문제 삼다가 결국 25일 새벽에야 진입을 허용했다.
김 참사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14∼15시간을 버스 안에 있었는데 에어컨이 안 나오고 밖이 안 보이게 (창문을) 색칠해 굉장히 불안해했다"면서 "덥고, 아이들은 울고, 동트고 (버스가) 들어올 때까지 꼬박 밤을 새웠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시간 같다"고 회상했다.
김 참사관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익숙하다. 근무가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프간 주민을 돕기 위해 운영한 지방재건팀(PRT)에서 2011∼2012년 참사관을 지냈다.
그는 "(이송자에) 그때 알았던 사람들도 있다"며 "통역하던 친구는 쿤두즈주 출신인데 탈레반이 점령하고 옆 발흐주로 옮겼다. 지난 몇 년간 두 개 주 열몇 곳을 이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성년인 큰딸과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그는 가족이 걱정할까봐 연락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김 참사관이 뉴스에 나올 때까지 계속 카타르에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는 "가족은 몰랐다"며 "집사람하고 4년 전에 사별해서 딸만 둘이다. 지금 방학이라 집에 있는 것 같은데 이야기 안 했다. 어제 와서 통화했더니 ‘아빠 카불 다녀왔냐’고 하더라. 이야기하면 걱정하니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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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참사관은 국내 이송된 아프가니스탄인에 대한 걱정도 끊임없이 했다. 그는 “정착 문제가 무엇보다 고민된다며 국민과 언론이 도와달라”고 당부하며 임시수용시설이 있는 충북 진천군민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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