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두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탈출에 성공한 아프가니스탄 협력자들은 한국행 이유로 가족들의 안전을 꼽았다.


한국에 이송된 391명은 정부가 탈레반의 위협으로부터 구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인들로, 지난 수년간 한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 활동을 도운 이들과 그 가족이다.

과거 한국을 도운 아프간인이 27일 경기 김포 마리나베이 호텔에서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과거 한국을 도운 아프간인이 27일 경기 김포 마리나베이 호텔에서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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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2001년 테러와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공격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비전투부대를 파병하면서 아프간에 개입했다.

군부대는 2007년 12월 철수했지만, 정부는 최근 정권이 탈레반에 넘어가기 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 재건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현지인을 다수 고용했다.


특히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현지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했다.

여기서 일한 의사, 간호사, 정보기술(IT) 전문가, 통역, 강사 등 전문인력과 그들의 가족 등 총 76가구 391명이 이번에 한국 땅을 밟았다.


70여 가족이며 이 중 영유아가 100여 명이고 6~10세 인원도 80명 정도된다. 10세 이하 아동이 391명 중 절반가량 되는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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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임박해지자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에 한국행 지원을 요청해왔다.


탈레반이 지난 17일 기존 아프간 정부 및 외국 정부와 협력한 이들에 대한 사면령을 발표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리라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미 통역 등 미군 조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복이 보도되고 있다.


실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에 성공한 아프가니스탄 여성A씨는 한국에 오게 된 배경에 대해 “한국으로 오는 것은 쉬운 결정이었다”며 “탈레반으로 부터 가족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그래야만 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지원으로 카불에서 탈출한 A씨는 경유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뒤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외교부 기자단 요청으로 한국 이송 출발전날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성사됐다.


그는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2013년 9월부터 2년 4개월간 근무했다. 그는 한국행을 택할 수 있는 427명의 ‘아프간 협력자’에 포함됐다.


A씨는 한국 군 수송기를 타고 가장 먼저 카불을 탈출한 26명 중 한 명으로, 남편 및 두 아들과 함께 26일 한국에 도착했다.


카불에서 비교적 먼 지역에서 살았다면서 공항까지 가는 과정도 소개했다.


A씨는 “우리는 아침 일찍 집을 떠나 공항으로 향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탈레반 검문소는 접하지 못했다”면서 “공항으로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으로 널리 알려진 길이나 고속도로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주 전에 한국행이 결정됐다는 그는 “1주일 간 매일 (대사관측과) 이메일로 소통하며 상황을 체크했다”며 “대사관 측에서 언제, 어디까지 와야 한다고 알려줬다. 여행증명서를 받은 3∼4일 후 여기에 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저 ‘고맙다’라는 말 이외에 더할 말은 없다”고 했다.


아프간에서 한국인들과 3년간 일을 했다는 남성 B씨도 고향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A씨와 비슷하다. 한국대사관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B씨는 “탈레반은 외국 기관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탈레반은 나와 내 가족에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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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카불공항은 여권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인파로 상황이 매우 안 좋았다”면서 “한국 팀은 우리를 공항 내부로 들여보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다”고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공덕수 전 바그람 직원훈련원 원장은 “근래 바그람 미군기지에 있던 한국병원과 직업훈련원 건물이 탈레반에 폭파됐다”며 “탈레반 통치하에 병원과 직업훈련원 조력자를 그냥 두면 탈레반에 의해 처형된다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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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들을 구출하는 것은 인도주의 측면뿐 아니라 한국은 결코 친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와 국민의 신의와 의지를 국제사회에 다시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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