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가 게으른 줄로만 알았는데…성인 ADHD 환자였다고 합니다"
성인 유병률 4%에 이르는 ADHD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 등 심각하게 나타나
조직생활 중심인 성인 기능 저하 심각
자존감 하락으로 우울증·불안장애 유발할 수도
전문가 "성인 ADHD, 치료하면 극복 가능해"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광고기업 입사 1년차인 안모(27) 씨는 매일 아침 눈 뜨기가 두려웠다. 회사 생활을 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각을 밥 먹듯 하는 데다, 잔실수도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긴장하면서 살다 보니 항상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잦은 지각과 집중력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던 안 씨는 최근 친구의 권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상담 결과 안 씨는 성인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잔병치레 하나 없이 살아왔던 내가 환자라니 당황스럽다"라며 "지금껏 평생 내 성격이 게으른 줄로만 알고 살아왔는데, 실은 아파서 그랬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 씨 사례처럼 성인 ADHD로 조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고충을 고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성인 중 약 4%가 보유한 ADHD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있다. 증세가 심각한 경우 우울증, 불안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전문가는 성인 ADHD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올바른 치료를 강조했다.
ADHD는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뇌의 집중력, 충동조절기능 등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지만, 최근 국제 연구진의 조사를 종합하면 성인 인구 사이에서도 유병률 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만 약 82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집중의 어려움 △(다른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정도로) 과도한 집중 △감정조절의 어려움 △충동성 등이다.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한 가지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특정 업무에 지나치게 몰입해 다른 일을 전부 까먹는 일 등이 포함된다.
비교적 자유로운 어린 시절에는 큰 불편함을 겪지 않을 수도 있으나, 조직 생활을 하고 실적 평가를 받는 성인들에게는 치명적인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성인 ADHD 환자들의 고충을 기록한 서적이 출간돼 청년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일례로 민음사에서 출간한 정지음 작가의 '젊은 ADHD의 슬픔'은 ADHD를 앓는 직장인의 삶을 세세하게 묘사해 화제가 됐다.
임상 심리학자 신지수 씨가 펴낸 '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는 여자아이·성인 여성 ADHD 환자에 대한 정보가 남성 환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성인 ADHD는 증세가 지나치게 심각할 경우 우울증, 불안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업무 능력 저하의 원인을 게으름, 끈기 부족 등 자신의 성격적 결함 탓으로 돌려 자존감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에스미 풀러-톰프슨 사회사업학 교수 연구팀이 ADHD 환자가 포함된 성인 남녀 2만17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무려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ADHD 환자는 남성 환자보다 훨씬 높은 위험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성인 ADHD가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보니,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ADHD는 발병 후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며 "올바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인의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사회적인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이어 "ADHD는 올바르게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대책과 교육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