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리더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 하나. "당신은 큰 결정을 내릴 때 재임 기간 동안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는가? 잠재적인 시한폭탄을 무시하고 있는가?"


수십년 이상 사업을 지속한 대부분 기업은 어떤 종류든 해묵은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는 옳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도 있다. 단기 성과주의라는 병폐는 당장의 해묵은 문제 해결보다는 책임 회피를 야기하고 극단적인 결과를 낳곤 한다.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데이비드 코트는 이전 리더와는 달랐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진을 면할 수 없더라도 회사가 지닌 오랜 문제를 결코 모른 척 지나치지 않았다. 회사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고 판단했고 후임자에게 시한폭탄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 ‘항상 이기는 조직’에서 그는 그렇게 적었다. 코트는 허니웰을 16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끈 인물로, 작은 조직부터 대기업의 리더까지 변화와 성장을 이루기 원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책을 썼다. 초고를 쓸 때 제목이 ‘리더십이 중요하다(Leadership Matters)’였던 이유다. 코트는 강하고 혁신적이고 용감한 리더라면 책임지고 있는 영역이 어디이든, 미래의 성장을 위협하는 두드러진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로 인한 단기적인 타격이 있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리더라면 불편한 진실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라는 충고다.


리더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또 다른 질문. "조직이 분기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하는 단기적인 활동을 파악하고 있는가? 그것이 장기적인 효과에 피해를 주고 있는가? 단기 실적은 전혀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장기 계획이 있는가?"

코트가 2002년 2월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하니웰은 조직 내 지적 게으름이 만연한 실망스런 상태였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회계 장부에는 눈속임을 위한 거래가 판을 쳤고 유능한 직원은 스톡옵션을 받고 나면 퇴사했다. 코트는 침몰하는 배에 올라탄 선장 격이었다. 하지만 단기 성과와 장기 성장을 동시에 밀어붙인 끝에 2018년 그가 회사를 떠날 때까지 하니웰은 시가총액이 200억달러에서 1200억달러로 6배 치솟았고, S&P 500의 평균 수익률보다 약 2.5배 높은 80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남산 딸깍발이]"리더, 당신은 잠재적 시한폭탄을 무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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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많은 기업에 뿌리내린 단기 성과주의를 코트는 혐오한다. 또 단기적인 성과를 내팽개쳐야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리더가 불편하다.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 성장은 상호 배타적으로 보일 뿐이라는 게 코트의 생각이다. 단기 성과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략 기획 깊숙이에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 양자에 대한 헌신의 사고방식을 끼워넣어야만 한다. 당신이 리더라면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영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리더가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해도 조직원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관성 때문이다. 리더가 조직에 혁신을 일으키려고 할 때 조직의 기존 구성원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거나 뒤에서 험담을 하며 개혁에 반대할 것이다. 코트는 이 때 ‘짜증스러운 큰 곰’ 이야기를 기억할 것을 권한다. 코트 자신을 숲에 들어와 문화 변화를 요구하는 짜증스러운 큰 곰에 비유하면서다. 처음에는 짜증나는 이방인으로 소외받지만 계속 나타나면서 시간이 흐르면 커뮤니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조직을 바꾸려면 선명한 원칙으로 꾸준히 변화를 요구하고 한 번 세운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코트는 조언한다.


<항상 이기는 조직>의 핵심은 ‘어떤 멍청이라도’ 이론이다. 어떤 멍청이라도 한 가지는 할 수 있다는 뜻인데, 리더라면 절대 어떤 멍청이라도 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르지 말라는 경종을 울린다. 1885년 설립돼 136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제조업의 전설, 하니웰이 수많은 부침을 딛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은 코트와 같은 리더십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의 인연을 담은, 한국 독자만을 위한 서문을 따로 보낸 배려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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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기는 조직:단기 성과와 장기 성장을 동시에 성공시킨 미국 제조업의 전설 하니웰/데이비드 코트 지음/이영래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000원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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