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 유명인 페미 아냐?" '체크페미' 사이트 등장…온라인 性갈등 점입가경
가수·배우·방송인 등 유명인 페미 여부 가리는 웹사이트
과거 발언, SNS 사진 근거로 들어 비판
"마녀사냥 제정신인가" 누리꾼들 갑론을박
전문가 "특정 집단 프레임화 하려는 시도 심해져"
"편가르기 시도 자제해야"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방탄소년단(BTS)? 페미 의심.", "작가 공지영? 페미 선봉."
유명 가수, 배우, 작가, 정치인들 가운데 페미니스트를 가려내는 웹사이트 '체크페미'가 알려지면서 온라인 성갈등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이트는 유명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 언론 인터뷰 내용 등을 근거로 페미니스트 여부를 판단한다.
체크페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사실상 '사상 검증'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일부 사회 집단을 프레임화함으로써 갈등을 유발하려는 움직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명인 페미 검증 웹사이트 '체크페미' 화제
체크페미에 등록된 이른바 '페미 유명인' 목록은 아이돌 그룹, 가수, 논객, 심지어 정치인까지 포함한다. 이 사이트는 페미니스트로 추정되는 인물을 누리꾼들로부터 제보받은 뒤, 사진·간략한 설명과 함께 게시판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된다. 또 페미니스트로 분류된 인물들은 각각 '의심', '확정', '선봉' 등급으로 분류된다.
일례로 페미니스트 '확정' 등급을 받은 임현주 MBC 아나운서를 보면 "여자 아나운서 최초로 안경을 착용하고 노브라로 진행을 해 화제가 됐다"며 "이후 자신이 직접 (페미니스트임을) 어필하였다. 스스로 직접"이라고 적혀있다.
또 이 사이트는 임 아나운서에 대해 "지나친 자의식 과잉을 주체할 수 없는 여성들의 영웅놀이 조연"이라며 "아나운서가 보도 외의 것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야 할 이유는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단에 오른 이들은 대부분 여성이지만, 일부 남성 유명인도 포함됐다. 일례로 BTS 멤버인 랩몬스터(RM)는 SNS에 올린 사진 중 페미니즘 서적인 '맨박스' 사진이 찍혔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 '확정' 취급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대한민국 넘버원 페미니스트'로 분류됐다.
사이트를 개설한 운영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에서 논란이 된 극단적인 메갈리안, 혹은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며 "누가 좋고 나쁘다 할 것 없이 순전히 당사자의 활동에 따라 분류한다. 그래서 분류단계가 같더라도 게시글의 비판 수위가 각자 다르다"고 설명했다.
◆"페미에게 본때 보여주자" vs "마녀사냥" 온라인 성갈등 점입가경
체크페미는 12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여러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홈페이지 정보를 보면 이날 하루에만 사이트 방문자가 1만5412명에 달했다.
게시판은 체크페미의 개설 취지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양분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응원합니다", "페미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진짜" 등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페미니스트인데 어쩌라는 겁니까", "이런 마녀사냥 제정신인가" 등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불거진 성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페미 검증'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페미 검증은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 또한 페미 검증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안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은 "여대 출신에 숏컷은 90% 이상 확률로 페미다", "남혐 의혹 해명하라", "저는 안산 응원 안 하겠다" 등 안 선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안 선수와 연대하는 의미로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 운동을 벌여, 트위터 등 SNS상에서 약 6000회 이상 공유되기도 했다.
◆전문가 "프레임화, 편가르기 시도 우려"
전문가는 온라인 성갈등이 사회 공동체 내 특정 집단을 프레임화하고 분열시키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자제와 반성을 촉구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흔히 페미니스트와 반(反)페미니스트 간 갈등이라고 하는 게 온라인 공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갈등이 격화되면서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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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옛날이었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었을 유명인의 발언도 갑자기 논란에 휩싸이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런 양상이 계속 이어지면, 공동체 내 특정 집단 이미지를 곡해하거나 '편 가르기'를 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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