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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UN 北지하자원 제재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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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UN 北지하자원 제재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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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철광석 등 주요 지하자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好)경기 속에서도 북한 지하자원은 땅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2017년 북한에 대한 유엔(UN) 제재가 시작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유엔 제재는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금지가 핵심이지만, 외국기업의 신규 투자와 과학기술 협력마저도 금지시켰다. 북한은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됐다. 유엔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북한은 외국기업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북한은 그동안 지하자원 수출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 1998년부터 유엔 제재가 시작된 2017년까지 20년 동안 북한의 대(對)중국 지하자원 수출액은 총 123억달러였다. 이 중 석탄이 87억달러, 철광석이 20억달러로 이들 두 광물의 수출액이 전체 지하자원 수출액의 87%를 차지했다. 그래서 석탄과 철광석이 가장 먼저 제재 대상이 됐다. 이후 제재 대상에 오른 광물은 금, 바나듐, 희토류, 마그네사이트 등 10개로 확대됐다.


미국이 주도한 유엔 대북 제재는 북한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轉用)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어쩌면 다분히 중국의 북한 지배력을 이완(弛緩)시키기 위한 전략도 숨어 있어 보인다.

4차 산업의 핵심 소재 광물인 희토류는 유엔 제재 이전인 2016년에 이미 수출이 중단됐고, 수출액도 3년간(2013∼2015년) 192만5000달러에 불과했지만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수출 실적이 전혀 없었던 바나듐까지도 제재 목록에 올랐다. 유엔 제재는 북한으로의 외화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에 수출이 없거나 매우 적은 지하자원까지 제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여기에는 마국의 또 다른 노림수가 있지 않을까.


중국은 북한과 가장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 광산 투자도 무역 거래도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았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주요 광산에 대한 개발권 선점에도 성공했다. 미국이 관심을 보이는 금, 마그네사이트, 텅스텐, 희토류 등도 중국 기업의 사업 참여가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유엔 제재로 중국 기업도 더 이상 북한 광산에 투자할 수도 없고 지하자원을 수입할 수도 없다.

그동안 중국 기업의 도움으로 누렸던 북한 광업의 호황(好況)도 멈췄다. 유엔 대북 제재의 가장 큰 피해는 북한 정부가 입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북한과 지하자원을 거래했던 많은 중국 회사도 개점휴업 상태다.

만약 유엔 대북 제재가 없었다면 중국의 북한 지하자원 진출은 실로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 북한 지하자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독식은 미국 이익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를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에 참여할 수 없다면 유엔 제재로 일단 막아 놓고 보자는 미국의 전략이 깔려 있는지도 모른다.


유엔 제재 이후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희토류가 있다. 아직은 설익은 감자이지만 북한에도 희토류가 많이 매장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희토류 확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유엔 대북 제재는 중국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북한 지하자원 시장을 바로 잡고자 하는 미국의 신호일 수 있다. 미국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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