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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헌영의 데이터 혁신] 'K방역과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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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메르스 때부터 감염병 예측 수리모델 활용
재생산지수 예측 실패 경험이 K방역 모태
코로나19도 데이터셋 보존 미래 K방역 밑거름 기대

[권헌영의 데이터 혁신] 'K방역과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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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를 앞세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 기세가 무섭다. 지난 1주일 내내 1300명대에서 1800명대의 신규 확진자 수를 오가더니 급기야 1900명대를 넘보고 있다. 신규 발생에서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더구나 백신 접종을 과신하던 선진국에서의 재확산이 더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올여름 휴가에 대한 기대로 들뜬 분위기는 본격 휴가철을 맞아 전례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갇혀 버렸다. 7월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했던 정부가 예측 실패를 인정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국적 방역조치 상향을 발표하는 상황이 됐다.


방역조치 완화와 강화 사이에서 예측 실패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확진자 수가 500명대를 유지하던 때에 보다 면밀하게 확진자 수 증가 추이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예측하고 보수적으로 정책 의사결정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간 해 온 것처럼 발 빠르게 고쳐나가면 된다. 우리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세계 1등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가 됐다. 이 시행착오는 2015년 메르스로부터 이어진다. 당시에 우리는 메르스의 감염병 예측 수리모델(감염병이 퍼져 나가는 상태를 나타내는 수학식을 만들어 전파 상황을 분석하는 모델)을 활용했는데 이때 재생산지수 예측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의료인과 수리예측모델 전문가 및 방역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다시 풀었다. 그 경험이 현재 글로벌 국가브랜드가 된 K 방역의 모태가 된 것이다.


초기 확산이 되던 대구 신천지교회 상황에서도, 2차 유행의 근원이 된 한여름 도심집회, 유흥업소 및 간헐적 종교시절 집단감염에서도 이런 시행착오가 반복되면서 더 나은 방역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마스크 대란이 났을 때도 초기 혼선은 있지만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다. 초유의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은 겪어본 적이 없으니 본받을 나라도 없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데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칭찬한다. 이제는 칭찬을 넘어서 따라하겠다고 나선다.


독일 언론 디차이트에서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코로나19 고통지수에서는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낮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나타났다.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1등 국가라는 말이다.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지 않고 데이터 신기술과 과학을 활용해 성과를 낸 나라로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따라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애틀랜틱도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의 가디언이나 BBC 등에서는 한국에서는 성공한 방역이 영국에서는 왜 실패하는지를 분석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우리가 세계와 인류를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일종의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K 방역은 어떻게 성공과 실패를 겪고 있는지 잘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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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에 초청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우리 국민들도 세계가 우리 데이터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적잖이 놀라고 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세계 1등을 하고 있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그 비결에 데이터의 숨은 공이 있다는 점은 잘 모른다. 물론 메르스를 겪으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공공의료 준비를 잘 해준 세계 1등 의료인들에게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첫 환자가 유입되었을 때부터 바이러스 특성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대응한 공로와 더불어 바이러스 확산 모델을 수치 데이터로 공개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 일은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 특히 코로나19를 1년 이상 대응하는 과정을 겪으며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영국은 이 점을 가장 부러워한다. 이제는 거리두기 정책 결과가 2주 단위 확진자 수로 나타난다. 정책 투명성과 수용성이 모두 높다.


세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지점은 바로 정보기술 인프라와 데이터다. 하루 이틀 만에 마스크앱을 만들어 온 국민이 바로 쓰는 나라. 스마트폰으로 잔여백신 예약을 하고 실시간으로 접종하는 나라. QR코드로, 개인안심번호로 감염병 확진자 추적 데이터를 관리하는 나라. 우리는 너무 익숙해서 깨닫지 못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는 것들이다.


여기에는 엄청난 내공이 숨어 있다. 병원이나 약국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또 그 공급망을 모두 정보기술로 관리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건 한두 해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가 흉내 내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고 할 수 있는 나라도 몇 나라 안 된다. 지난 30년 동안 광통신망으로 방방곡곡을 연결하고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한 것은 국민들의 빠른 통신 욕망과 더불어 과감한 투자에 힘입은 바 크다.


이제는 칭찬만 할 때가 아니라 미래도 대비해야 한다. 메르스의 시행착오가 약이 된 것처럼 코로나19 대응도 면밀히 분석해야 미래가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관련 광범위한 데이터셋을 보존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코로나19 타임캡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힘들어도 누군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이 사업이 성공한다. 이 사업이 미래 데이터 기반 K 방역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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