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핵심 김경수 유죄확정…대선 7개월 앞둔 與에 '찬물'
'드루킹' 김동원과의 공모 인정
대법 "항소심 판단 맞다" 결론
김 지사, 참여정부 비서관 지내고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혀
공정성 문제 재부각 예고
친문세력 심리적 위축까지
민주당 "아쉽지만 판결 존중"
국민의힘 "文대통령 정통성 흠집"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조성필 기자] 대법원이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한 핵심은 드루킹 김동원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한 데 있다. 그동안 김 지사 측은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한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은 드루킹의 단독 범행이며 공모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하지만 "공모 관계를 인정한 항소심 판단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김 지사가 대선을 앞둔 2016년 11월 경기 파주시 드루킹 사무실을 찾았을 때 킹크랩 시연에 참관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앞서 1·2심은 "김 지사가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했다"는 드루킹 진술과 네이버 로그기록이 일치하는 점 등에 주목해 시연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는 수사 단계부터 시연 참관을 부인해왔으나, 결국 허위로 판명난 셈이다.
이날 김 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김동원과 범행을 공모한 관계라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정황이 차고 넘친다"면서 "겨우 두세 번 만난 사람들과 불법적인 범행을 공모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특검에 되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불법을 공모했다는 항소심 판결은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김동원이 왜 저를 공범으로 지목하며 자신의 사건에 끌어들였을까 의문이 생긴다"고 강하게 항변했다.
한편 대선을 7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 지사의 유죄 확정은 정부와 여당에 커다란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더불어민주당 ‘적통’으로 꼽힌다. 친노(친노무현)뿐 아니라 친문 지지층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야당 대선주자들은 그동안 김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친문 세력 결집을 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성 문제에 대한 시비에서부터 친문 세력의 심리적 위축까지 더해져 내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으로서는 수세에 몰리게 됐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아쉬움이 크지만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 정통성에 매우 큰 흠집이 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대법원 판결 직전까지 김 지사의 무죄를 주장했던 여권 대선주자들은 경남지역의 ‘키맨’ 부재가 크게 아쉽게 됐다. 이날 이낙연 전 대표는 "대법원의 판결이 몹시 아쉽다"고 했고, 이날 직접 경남도청까지 찾아 선고를 앞둔 김 지사를 응원한 김 의원은 "통탄할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것은 증거우선주의 법 원칙의 위배"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주 여권 대선주자들은 김 지사의 장인상 빈소에 총출동해 눈도장을 찍는 등 김 지사를 중심으로 한 세 확보에 힘을 기울였지만 이날 유죄 확정으로 무색해진 일이 됐다. 특히 김 지사가 여권 인사로서 유일하게 경남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인물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그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여당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를 계기로 부·울·경 표심을 확실히 잡기 위한 야당의 공세는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김 지사의 유죄 확정이 야당에게는 정치공세 빌미를 줄 수 있지만, 내년 대선판을 뒤흔들 만큼의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당의 공세로 친문 세력이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될 순 있겠지만, 문 정부와 여당 지지율과는 상관관계가 없을 것으로 본다"이라고 봤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국정농단이라고 몰아세우기엔 야당도 부담이 있다"면서 "김 지사의 정치적 생명이 끊겼다는 것 외에 대선 지형 변화로까지 확대될 것은 없다"고 분석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