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는 작업은 물론 관련 생업·의례·전통 생활관습 등 포함
"국민이 제안해 무형문화재 지정된 첫 번째 사례"

막걸리[사진 제공=문화재청]

막걸리[사진 제공=문화재청]

AD
원본보기 아이콘


서민의 애환이 담긴 막걸리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된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15일 전했다. 대상에는 막걸리 빚는 작업은 물론 관련 생업·의례·전통 생활관습 등이 포함됐다. 근거는 ▲오랜 역사와 한반도 전역에서의 전승·향유 ▲삼국시대 고문헌에서 확인되는 제조방법 ▲식품영양학, 민속학, 역사학 등의 학술연구 자료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다양한 문화로 확대 ▲전국 양조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뚜렷한 특색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한 제조방법 전승·유지 등 여섯 가지다. 다만 온 국민이 전승·향유한다는 점에서 '김치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국민이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제안'에 제안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에밥과 누룩[사진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지에밥과 누룩[사진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막걸리는 농경 사회부터 존재했다고 추정된다.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이다. 실체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미온', '지주', '료예' 등에서 확인된다. 고려 시대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 '백주(白酒)'라고 적었다.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 표기는 조선 시대 '춘향전'', '광재물보' 등에서 발견된다.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등 조리서에는 제조방법도 실려 있다.


쌀 막걸리는 고두밥(되게 지어 고들고들하게 지은 된밥)에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간 발효한 뒤 체에 걸러 만들어진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를 각각 뜻한다. '거칠고 빠르게 걸러진 술'이라는 의미다.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에서 술을 만드는 방식과 특징이 드러난다.

경남 거제시 동부면 수산마을 남해안별신굿 제상차림[사진 제공=국립민속박물관]

경남 거제시 동부면 수산마을 남해안별신굿 제상차림[사진 제공=국립민속박물관]

원본보기 아이콘


제조방법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값까지 저렴해 서민과 함께 하는 술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특히 농사꾼들은 농번기에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農酒)로 인식했다. 막걸리는 마을 공동체의 생업, 의례, 경조사에도 빠지지 않았다. 지금도 신주(神酒)로서 준공식, 자동차 고사, 개업식 등에 제물로 올라간다.


막걸리는 조선 시대까지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던 발효음식이었다. 주세령(1916) 등 국가 정책에 따라 가양주(家釀酒) 대신 양조장 막걸리로 일반화됐다. 하지만 적잖은 집안들은 지금도 특유 술맛을 유지한다. 자가 제조는 1995년 자가소비용으로 가양주 제조가 다시 허용되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AD

김홍도 '단원 풍속도첩 주막'[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단원 풍속도첩 주막'[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원본보기 아이콘


문화재청은 오는 26일 오후 수원 화성행궁에서 무형문화재 지정 기념행사를 한다. 한국막걸리협회와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도 26일부터 이틀간 양조장 스물여섯 곳에서 투어 프로그램을 한다. 참가 신청 및 자세한 내용은 'K-무형유산 동행' 인스타그램 참조.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