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회담' 10일만에 첫 반응…평론가 내세워 수위조절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개최 10일 만에 관영매체를 통해 첫 반응을 내놨다. 여러 회담 결과 중 미사일 지침 종료를 콕 집어 "고의적인 적대 행위"라고 미국을 비난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폭언을 내놨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직접 입장을 내지 않고 ‘국제문제평론가’ 입을 빌린 건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자 신문에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 평론가는 북한의 외곽 기관인 조미평화센터 소장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미사일 지침 종료를 두고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한 것도 모자라 사거리 제한 문턱까지 없애도록 한 미국의 처사는 고의적인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지금 많은 나라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해낸 ‘실용적 접근법’이니, ‘최대 유연성’이니 하는 대조선(북한) 정책 기조들이 권모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후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한 것에도 "일을 저질러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썼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대응 격인 이번 글은 내용적으로는 원색적 비난이지만 당국이 아닌 외부 전문가의 입을 빌렸다는 점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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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남북과 북·미 간 접촉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깨지 않고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당국 명의가 아니다’라는 점을 의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화 재개시 미사일 지침 종료에 대해선 짚고 넘어가겠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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