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역대 어느 미국 정부도 취임 3개월여 만에 대북정책 완성을 선언하고 북한에 친절한 설명까지 시도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신중하고 적극적 관여가 필요한 외교 사안으로 보고 있단 증거다. 예상대로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오락가락하던 ‘비핵화’ 표현을 정리했다.
기존 합의 속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혼돈을 피하면서 싱가포르 북·미 합의 계승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접근법은 ‘조정되고 실질적이며 신중한 접근’을 통한 핵 위협 감소다.
‘조정(calibrated)’과 ‘실질(practical)’은 가능한 것부터, 상대가 하는 만큼 하는 ‘비례적 상호주의’와 단계적 접근이 함축돼 있다. 외교 수단을 통한 북핵 위협 감소라는 실용적 조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대북 정책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합의와 기존 합의들에 기반하고 있다고 했다. 북·미 기존 합의는 제네바 북·미기본합의(1994), 북·미공동코뮈니케(2000), 싱가포르 공동선언문(2018)이 있다.
내용적 공통점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개선’이다. 또한 북·미 ‘전면적 관계 개선’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 ‘한국전쟁 공식 종식’ ‘남북대화 및 협력·화해 촉진’ 등을 담고 있다. 싱가포르 합의 계승뿐 아니라 기존 합의 내용을 ‘실질적 조치’로 고민했다고도 볼 수 있다.
대북정책의 기본 골격은 억지·외교·비핵화의 삼각축으로 구성됐다. ‘억지’는 지난 3월 공개된 ‘국가안보전략 중간지침’에서 강조한 동맹국과의 억지력 강화, 동맹국 안보 불안 불식, 북한의 도발 억제 등 다중적 의미가 있다.
또 향후 북한의 단계적 위협 감소가 본격화될 때, 한반도 억지력 약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판 용도로 볼 수 있다.
‘외교’의 강조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미 이상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외교 개방’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란 ‘관계 개선’을 주요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비핵화’ 강조는 단계적 위협 감소라는 소위 ‘핵군축’ 접근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북한의 오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행 방법은 ‘관계 개선’을 통한 비핵화 1단계 협정 모색일 수 있다. 강한 억제력에 기초한 대북한 관계 개선 조치를 통해 비핵화를 유도하는 접근이다.
그렇다면 북한을 협상으로 유도할 수단은 무엇일까. 대북제재 해제는 초기에 내놓기 어렵다. 주요 압박 수단의 무력화란 부담과 국내외 비판 여론, 법적·제도적 구속 때문에 실질적 제약이 따른다.
반면 관계 개선은 부담이 덜하고 신속한 이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가능한 관계 개선 조치에는 무엇이 있을까. ‘종전 선언’은 싱가포르 합의 때부터 북한이 요구했던 첫 신뢰 구축 조치였다.
미국의 소극적 태도로 협상 교착의 원인이 됐다. ‘종전 선언’은 북한이 요구하는 신뢰 조치를 충족시키는 의미가 있다.
또 종전 선언은 북·미 합의뿐 아니라 남북 합의에도 담겨 남·북·미가 주도하는 프레임 형성이 가능하다.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는 의회 승인 없이 추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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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해제란 부담을 덜고 북한의 신뢰와 비핵화 이행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상응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동결을 끌어내고 북·중 밀착을 견제하며 한국의 입지를 존중하고 동맹 강화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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