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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조에 갇혀서…'돌고래 잔혹사' 멈출 수 있을까요

최종수정 2021.05.16 06:00 기사입력 2021.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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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돌고래 '낙원이' 폐사...최근 8개월 사이 돌고래 3개체 숨져
국내 수족관·체험시설 총 7곳에서 돌고래 폐사 잇따라
환경단체 "남은 26마리 자연으로 방류하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한 돌고래가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에서 돌고래 폐사가 잇따르며 자연으로 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한 돌고래가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에서 돌고래 폐사가 잇따르며 자연으로 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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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미 기자] "우리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돌고래들의 행복도 중요해요." "더 이상 돌고래가 갇혀서 죽는 일이 없도록 제발 자연으로 방사해주세요"


울산의 초등학생들이 4·7 재보궐 선거 당시 울산 남구청장 후보자들에게 돌고래들을 풀어 달라고 보낸 편지다.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들의 죽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제주도의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서 사육 중이던 큰돌고래 '낙원이'가 지난 3월 폐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낙원이의 폐사 원인은 '노령사(농양, 폐렴)'다. 낙원이는 2015년 일본 타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다.


이제 마린파크에 남은 돌고래는 '화순이' 한 마리뿐이다. 2009년 개관 이후 8마리를 들여왔지만, 최근 10년간 7마리의 돌고래가 좁은 수조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낙원이가 폐사하며 최근 8개월 사이 돌고래 3개체가 목숨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난해 8월28일에 '안덕이'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9월24일에 '달콩이'가 폐사한 데 이어 지난달 낙원이까지 짧은 기간에 돌고래들이 갇힌 채 숨을 거뒀다.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는 큰돌고래 '화순이'. 사진=핫핑크돌핀스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는 큰돌고래 '화순이'. 사진=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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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잔혹사'가 벌어지는 곳은 마린파크뿐만이 아니다. 돌고래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수족관·체험시설 총 7곳에서 돌고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거제씨월드에서는 지난해 11월21일 11살 흰돌고래(벨루가) 1마리가 패혈증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에서는 2014년 개장 이후 7년도 안돼서 돌고래 10마리가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계속되는 폐사에 현재 7곳에서 살아남은 돌고래는 총 26마리다. 바꿔 말하면, 아직 26마리의 돌고래가 좁고 답답한 수조 안에 갇혀 있다는 뜻이다. 돌고래는 하루 평균 100km 이상을 유영하기 때문에 좁은 콘크리트 수조는 수명을 깎아먹는 주범이다. 환경단체가 남은 26마리까지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자연으로 방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난 1월, 정부는 대책으로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수족관에서 기존에 보호 중인 개체 외에 새로운 고래를 들이는 것이 금지된다. 또 기존 등록제로 운영되던 수족관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사육시설·실내외 환경·건강 질병 관리 등에 있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수족관만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아직 갇혀있는 돌고래들의 방류계획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죽음의 위험에 놓여있는 돌고래들이 있지만,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셈이다. 그 사이 낙원이가 폐사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나머지 26마리의 돌고래가 모두 수족관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수족관 내 번식 금지' 규정도 누락돼 있다. 수족관에서 번식이 이뤄진다면 어떤 돌고래는 태어나자마자 수조에 갇혀야 하는 셈이다.


2019년 4월 살아있을 당시 수면 위에 떠 있는 '낙원이'와 '달콩이'. 두 마리는 모두 최근 8개월 사이 폐사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2019년 4월 살아있을 당시 수면 위에 떠 있는 '낙원이'와 '달콩이'. 두 마리는 모두 최근 8개월 사이 폐사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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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수족관이 보유하고 있는 고래류는 '사유재산'으로 취급된다는 점이 방류에 있어 큰 숙제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수족관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강제적으로 처분을 명령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류에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 대가를 보상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족관과 체험시설은 고래 전시가 주요 수익 창출원 중 하나인 만큼 보상 규모가 많게는 수백억원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수족관 업체 측은 규제에 반발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타기 체험'으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해양수산부는 8월 수족관 업체, 동물보호단체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수족관 업체 측은 "헌법 제 15조에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이 있다"며 "(방류를 주장하는 동물보호단체 때문에) 수족관을 운영하고 돌고래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생존권을 위협 받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돌고래 잔혹사'의 해결 움직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전국 12개 환경·동물보호단체는 "해수부는 동물을 오락거리로 전락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산업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바다쉼터를 조성해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낼 것"을 호소했다.


이어 "인간은 인간다운 삶의 환경에서 살 권리, 동물은 동물 본연에 맞는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이는 모두 함께 실현해나가야 할 공동의 목표"라며 "자연을 보전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주미 기자 zoom_0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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